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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에덴동산

글 : 케네디 원 사진 : 브라이언 스케리

보기 드문 원시 상태의 산호초 생태계가 사실은 포식어류가 지배하고 먹잇감들은 끊임없이 도망 다니는 공포의 바다였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열대 미풍에 야자수 잎이 나부끼고, 백사장 위로는 청록빛 물결이 찰싹대며, 바다 속 산호초에는 형형색색의 열대어가 가득하다. 그림엽서 같은 이런 풍경에 무슨 문제가 있을 수 있을까? 하지만 풍요로워 ‘보이는’ 이 산호초 세계가 사실은 고통 받고 있는 생태계일지도 모른다고 해양생태학자 엔릭 살라는 말한다.

 

모순처럼 보이는 이런 견해는 본지 객원 전문가인 살라가 라인 제도의 일부인 킹맨 환초를 최근 두 차례 탐사한 결과와 합치된다. 태평양에 위치한 라인 제도는 하와이 남쪽으로 1500km 지점, 적도에 걸쳐 있는 일련의 환초와 섬들이다. 망망대해에 외따로 있는 킹맨 환초 같은 곳은 태곳적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서, 다른 생태계의 훼손 정도를 측정하거나 보존하는 데 기준점 역할을 한다. “세계적으로 이런 환경을 간직한 산호초는 50곳쯤 될 겁니다.” 살라는 말한다. 그가 라인 제도를 탐사지로 택한 이유는, 사람이 살지 않고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킹맨 환초부터 인구 5000여 명이 살고 생태적으로 훼손된 키리티마티 환초까지 인간의 영향을 다양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독도 면적의 초호를 둘러싸고 있는 삼각형 모양의 킹맨 환초는 총 길이가 46km로, 육지엔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다. 길고 좁은 몇 개의 메마른 섬은 햇볕에 하얗게 바랜 산호 부스러기와 대왕조개 껍데기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바다 속은 딴판이다. 온갖 해양 생물로 화려한 생태계를 자랑하는 풍요의 세계다. 가지산호, 버섯산호, 판산호, 기둥산호 등이 바닥에 깔린 모래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이 자란 모습은 마치 화려한 해저도시 같다. 산호들 사이로는 넓적퉁돔, 자리돔, 나비고기, 파랑비늘돔 등 수십여 종의 물고기가 쏜살같이 헤엄쳐 다닌다. 이들은 플랑크톤이나 산호, 조류를 먹으며 이곳 생태계를 이룬다.

 

산호숲 위로는 그레이리프상어와 화이트팁리프상어, 공격적인 붉은퉁돔 무리가 배회하며 산호초 생태계를 다스린다. 실제로 이곳 어류 생물량(바이오매스)의 최소 85%가 대형 포식자이고, 포식자 생물량의 75%가 상어다. 이는 포식자가 거의 보이지 않고 무지갯빛 물고기들이 떼지어 노니는 일반 산호초 생태계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킹맨 환초의 먹이사슬에서 최상위 포식자의 비율은 여느 산호초 생태계보다 훨씬 높아 이곳 생물량 피라미드는 역삼각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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