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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밤

글 : 벌린 클링켄보그 사진 : 짐 리처드슨

대부분의 도시에서 밤하늘의 별들은 사실상 자취를 감추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인간이 별빛과 달빛만으로 야간 활동을 하는 데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면 우리는 스스럼없이 어둠 속에서 생활할 것이다. 지구상의 수많은 야행성 동물들이 그러하듯이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햇빛 아래 사는 데 익숙한 눈을 가진 주행성 동물이다. 물론 우리들 대다수는 인간이 영장류라는 사실은 인정할지언정 주행성 동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엄연한 진화론적 사실이다. 더욱이 인간이 주행성 동물이라는 생물학적 사실만이 우리가 초래한 밤의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단서이기도 하다. 우리가 밤을 온통 빛으로 가득 채워 인간 활동의 장으로 만들어버렸으니까 말이다.

 

자연을 이렇게 인공적으로 조작하는 것은 강에 댐을 건설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인공조명이나 댐은 우리에게 혜택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과학자들이 이제 막 연구하기 시작한 이른바 ‘빛공해’가 그것이다. 빛공해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바로 잘못된 조명 디자인인데, 인공조명을 아래쪽이 아닌 옆이나 위로 향하게 해 빛이 하늘로 퍼져나가게 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조명은 밤의 어둠을 몰아내고 인간을 포함한 많은 생명체에게 익숙한 빛의 수위와 밤낮의 순환이라는 빛의 리듬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인간이 만든 빛이 자연계로 흘러 들어가는 모든 곳에서는 이동, 번식, 섭생 등 생명 활동의 여러가지 측면이 영향을 받는다.

 

인류 역사에서 ‘빛공해’가 발생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1800년경 지상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였던 런던을 향해 달빛을 받으며 걸어가고 있다고 상상해보라. 그곳에서는 늘 그래왔던 것처럼 거의 100만 명의 사람들이 촛불과 골풀양초, 횃불, 손전등으로도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었다. 가스등을 켠 집은 얼마되지 않았고, 거리나 광장에 가스등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도 그로부터 7년이나 지나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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