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생존자
글 : 벌린 클링켄보그 사진 : 조엘 사토리
전 세계 어디라도 마찬가지겠지만 미국에서도 동식물을 멸종위기에서 구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녀석들의 서식지를 건강하게 보존해야 한다. 이것이 오랫동안 냉대받아온 그 유명한 멸종위기종보호법(ESA)의 목표이기도 하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미국 플로리다 주 메리트 섬의 참새는 이제 사라지고 없다.
플로리다 자연사박물관 조류전시실의 유리병이 거무스름한 이 검정바다멧참새의 마지막 보금자리가 되었다. 병을 가득 채운 알코올 때문에 참새의 눈엔 두꺼운 피막이 생겼고 깃털은 헝클어졌다. 병에 달린 종이 꼬리표에는 이 참새가 늙은 수컷이고 1987년 6월 16일 죽었다고 적혀 있다. 녀석이 죽은 지 3년 6개월 뒤 미국 정부 관보에는 검정바다멧참새가 멸종돼 연방정부의 멸종위기종 목록에서 삭제되었다는 간단한 소식이 실렸다.
이젠 이 새와 중요 서식지였던 메리트 섬의 염습지는 멸종위기종보호법(ESA)의 보호를 더 이상 받지 못한다.
메리트 섬의 참새들이 멸종한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히 말하자면 ‘환경개선’ 때문이다. 검정바다멧참새를 먹는 사람도 없고 재미 삼아 사냥하는 사람도 없다. 그렇다고 서식지가 파괴된 것도 아니고 서식지를 침범해 들어온 포식동물에게 잡아먹힌 것도 아니다.
인간이 자신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생태계를 바꾸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모기를 없애려고 DDT를 뿌리고 염습지에 담수식물들이 자라게 하기 위해 바닷물을 막은 것이다. 염습지의 코드그래스가 검정바다멧참새들의 생존에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뒤늦게서야 깨달았다. 유리병에 담긴 검정바다멧참새의 모습은 서식지가 완전히 사라졌을 때 한 생물종이 어떤 최후를 맞이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