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의 일상
글 : 엘리자베스 버밀러 사진 : 크리스토퍼 모리스
미국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을 많이 받는 사람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직책에서 나오는 영향력과 오랜 전통 때문에 대통령의 일상은 철저히 통제되고 보호되어 외부인들은 거의 알 수 없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역사의 중요한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순간이 다가왔다. 2009년 1월 20일 신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에서 취임선서를 하는 순간 모든 게 바뀐다. 장관들과 의회가 바뀌고, 대외정책도 변할 것이다. 백악관 동관은 새단장을 하고 신임 대통령의 친구들과 친척들을 맞이할 것이다. 개중에는 늘 그랬듯 별난 친척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의 주변 환경은 오랜 세월 동안 거의 바뀌지 않았다. 백악관의 직원들은 평생 그곳에서 일한다. 가정부들은 늘 그래왔던 것처럼 대통령의 침대를 정리하고, 요리사들은 대통령의 식사를 위해 감자 껍질을 벗기고 달걀을 익힌다. 정원사들은 가을이면 이듬해 봄에 꽃을 피울 3500송이의 튤립을 로즈가든에 심을 것이다.
미국 대통령의 하루를 계획하고 식사를 준비하는 일은 수백 명의 수고가 필요한 조직적인 업무다. 대부분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되지만 펜실베이니아 가 1600번지에 위치한 백악관 정문 너머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는다. 백악관은 항상 그대로지만 주인은 바뀐다. 전직 백악관 수위장 게리 월터스는 말한다. “대통령 전용 임대주택인 셈이죠. 4년 아니면 8년짜리.” 세계 최고의 권력자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직원과 구조, 그리고 백악관의 전통은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다. 때로는 몇 세대에 걸쳐 이어지기도 한다.
월터스는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지난 31년 동안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건물인 백악관의 부수위장과 수위장으로 일했기 때문이다. 포드 대통령부터 조지 W. 부시 대통령까지 그가 모신 대통령만 여섯 명이고, 2007년 은퇴할 때까지 국내외적으로 우여곡절도 많았다. 휘하에 있던 직원만 해도 90명이나 됐는데, 이중에는 집사나 가정부, 요리사, 연회장 지배인, 엘리베이터 도우미, 플로리스트, 큐레이터, 목수, 전기 기술자, 배관공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세계 최고의 호텔을 경영하는 셈이었다. 일반 호텔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가 책임지고 있는 백악관은 크게 집, 사무실, 대형 박물관, 연회장의 네 가지 기능이 있고 때로는 이들의 기능이 서로 상충된다는 점이다. 놀랍게도 백악관의 주간 방문객은 최대 3만 명에 달한다.
전직 군인인 월터스는 백악관 경호실 출신이다. 그는 군대 시절의 경험을 살려 근무시간이 불규칙한 자신의 업무에 군대 특유의 정확성과 신중함을 적용시켰다. 가장 힘들었던 때는 전임 대통령 가족이 1월 20일 오전 10시에 떠나고, 같은 날 오후 4시에 신임 대통령 가족이 들어오는 날이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