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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기막힌 속임수

글 : 내털리 앤지어 사진 : 크리스천 지글러

살아남으려면 때로는 속이고, 위장하고, 숨어야 한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폭군 맥베스는 마을의 숲이 성으로 진격해오지 않는 한 두려워할 것이 없다는 마녀의 예언을 듣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누가 숲을 요동시켜 나무들이 땅에 박힌 뿌리를 뽑고 일어서게 한단 말이오?”

맥베스는 파나마의 바로콜로라도 섬에 가본 적이 없음이 분명하다.
밤 9시, 사방이 칠흑 같이 깜깜하다. 하지만 헤드램프에서 퍼져나가는 불빛으로 보니 마치 나무들이 제 몸 일부를 떼내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것 같다. 길이가 10cm쯤 되는 잔가지가 머리 위에서 윙윙거리며 날아다니더니, 근처에 있는 나뭇가지 위에 털썩 하고 내려앉는다. 연녹색 잎사귀 하나가 낙엽 더미를 부스럭부스럭 뒤지더니, 먹을 만한 게 없는지 다시 다른 낙엽 더미가 있는 쪽으로 기어간다.

녀석들을 좀 더 자세히 보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다. 물론 움직이는 녀석들이 곤충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녀석들이 흉내 내는 솜씨에 감탄이 절로 나왔고, 또 그 몸짓이 어찌나 진지한지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잔가지’는 자나방과에 속하는 자벌레다. 녀석의 피부는 홈이 파인 나무 껍질을 쏙 빼닮았고, 기다란 관 모양의 몸통과 머리에는 잎사귀가 떨어져나간 자국들과 가짜 잎눈이 이곳저곳에 있어서, 녀석을 잔가지로 착각해 속아 넘어가게 만든다. 

이 곤충들은 낮 동안에 거의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울창한 숲속에 위장한 채 숨어 있는 녀석들을 식별해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물론 녀석들이 노리는 게 바로 그 점이다. 예리한 시각을 이용해 사냥하는 포식자의 눈에 띄지 않는 것. 하지만 식물처럼 가만히 있던 자벌레와 나뭇잎여치는 해질녘이 되면 나뭇잎이나 숲 바닥에 쌓인 퇴적물을 먹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수백만 년 전부터 내려온 녀석들의 의태 기술이 현대의 인공 불빛 아래서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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