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글 : 로버트 드레이퍼 사진 : 파스칼 메트르
‘실패국가’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는 폭력과 무질서의 중심지로, 소말리아는 해적과 테러분자들의 근거지로 전락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매일 오후 모하메드는 해변가에 있는 등대에 간다. 그에겐 일종의 피난처다. 약 100년 전에 이탈리아인들이 지은 등대는 벌써 몇 년째 방치돼 있다. 나선형 계단은 일부 무너져 내렸다. 텅 빈 방들에는 썩은 바닷물과 소변 냄새가 진동한다. 청년들은 돌덩이에 주저앉아 흥분제 성분이 함유된 카트 잎을 씹으며 몇 시간씩 ‘라두’라는 주사위 놀이를 한다.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대마초를 피우는 청년들도 있다. 마치 사자(死者)의 도시에 출몰한 유령들 같다. 어쨌든 등대는 조용하고 안전하다. 모가디슈에 안전한 곳이 있다면 말이다.
모하메드(18)는 경치를 보려고 이곳에 온다. 등대의 맨 위층에서 한때 번화가였지만 지금은 폐허가 된 하마르웨이네 지구의 자기 동네를 내려다본다. 미 대사관이었던 건물의 잔해와 고급 호텔 알우루바, 그리고 금 상인과 향수 상점이 넘쳐나던 샹가니 지구도 보인다. 지금은 모두 폭격으로 폐허가 됐다. 대로 한복판에 염소 한 마리가 외로이 서 있다. 도로변에 있는 수백 년 된 가옥들은 서서히 무너져 내리고 있어 불법으로 들어와 살던 사람들이 산 채로 매장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등대 바로 밑으로 초승달 모양의 작은 모래사장도 보인다. 가끔 친구들과 축구를 하는 곳이다. 버려진 스티로폼 조각을 꼭 붙잡고 파도를 타는 벌거숭이 아이들도 보인다. 여기에 서면 즐거움과 파괴의 흔적이 뒤엉킨 역설의 일상사를 내려다볼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저 멀리 끝없이 잔잔하게 펼쳐진 인도양을 바라보는 걸 더 좋아한다. “바다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요. 저기서 먹거리를 얻기 때문이죠.” 모하메드가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