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부족, 삶을 짓누르는 고통
글 : 티나 로젠버그 사진 : 린 존슨
아직도 수많은 여성들이 물 길러 다니느라 먼 길을 오가며 발품을 팔고 있다. 만약 이들의 집 근처에 수도가 생긴다면 공동체의 면모가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아일리토 비나요는 눈 감고도 산길을 다닌다. 새벽 4시, 별빛만 비치는 꼭두새벽에도 바위를 타넘으며 척척 산을 내려간다. 강에서 물을 긷고 나면 23kg들이 물통을 짊어지고 가파른 산길을 올라 마을로 돌아온다. 스물다섯인 비나요는 거의 날마다 이런 식으로 세 번씩 산길을 오르내린다. 여기는 에티오피아 남서부 콘소에 있는 포로 마을. 이곳 포로 마을 여인들은 누구나 비나요처럼 이렇게 물을 길러 다닌다. 비나요는 여덟 살 때 학교를 중퇴했다. 이런저런 사정이 있었지만 토이로 강으로 물 길러 가는 어머니를 도와야 했던 것도 학교를 그만둔 한 가지 이유였다. 토이로 강물은 더러워서 식수로 안전하지 못하다. 여러 해째 가뭄이 계속되자 세차게 흐르던 강물도 점점 바닥나고 있다. 하지만 포로 마을 사람들에겐 이 강물이 전부다.
비나요를 보면 물 긷는 일에 인생이 저당잡힌 것 같다. 물론 다른 일도 산더미다. 카사바와 콩 농사를 짓는 남편을 도와야 하고 염소 먹일 풀도 뜯어야 한다. 곡식을 말려 방앗간에 가져가 빻아야 하고 요리도 해야 하고 집 안팎도 치워야 하고 어린 아들 셋도 돌봐야 한다. 하지만 날마다 물 길러 여덟 시간이나 발품을 파는 일만큼 중요하고 고된 일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