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 실크로드
글 : 브렛 포리스트 사진 : 알렉스 웹
남카프카스 산맥을 관통하여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새로운 철도가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 철의 실크로드가 탄생하면 남부 카프카스 지역에서는 경제 성장이라는 오랜 꿈이 영글겠지만 정치적 이해 관계가 얽혀 역내 불화도 만만치 않게 분출될 것이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다이너마이트는 앙카라에서 가져온다. 무게가 10톤이나 되는 이 다이너마이트를 앙카라에서 가지고 오는데 이틀이 걸린다. 다이너마이트를 실은 트럭이 터키 북동부에 구불구불하게 나 있는 길이 760m의 산길을 조심스럽게 오른다. 아름답지만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이 산골에 곧 새 철도가 놓일 것이다.
아르슬란 우스타엘은 밤이면 기온이 영하 40℃까지 내려가는 눈더미 속에서 다이너마이트를 기다린다. 철도 터널 앞에 서 있는 우스타엘은 이런 날씨에 침을 뱉으면 침이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얼어버린다고 농을 한다. 그는 아직 서른 살의 젊은이로, 이렇게 추운 고지에서도 터키인 특유의 유머를 잃지 않는다. 다이너마이트가 도착하면 우스타엘은 바라던 대로 이 화산 산에 터널을 뚫어 철도를 놓을 수 있을 것이다. 바쿠, 트빌리시, 카르스를 연결하는 BTK 철도 공사가 한 젊은 엔지니어의 인생 행로를 좌우할 수도 있다. BTK 철도는 석유가 풍부한 카스피 해 지역을 터키와 그 너머 유럽까지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다.
흑해와 카스피 해 사이에 놓인 길이 1200km의 회랑지대가 바로 카프카스다. 카프카스 산맥의 이름을 따서 지은 지명으로 우스타엘이 뚫으려는 터널이 이 산맥을 통과한다. 카프카스 지방이 러시아 제국에 병합되기 전만 해도 이곳은 유럽과 아시아를 오갈 때 반드시 거쳐 가는 지점이었다. 고대 실크로드도 이 지역을 지나갔다. 수세기 동안이나 흑해에서 카스피 해로 가려면 아조프 해에서 돈 강을 따라 북쪽으로 배를 저어 가다가 배를 갖고 광활한 평원을 지나 다시 배를 저어 볼가 강을 타고 카스피 해로 가야 했다. 19세기에 러시아가 카프카스 산맥에 철도를 건설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비로소 이 지역을 좀 더 직통으로 통과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