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사막의 고래 계곡
글 : 톰 뮬러 사진 : 리처드 반스
한때는 바다였던 이집트의 한 사막은 진화 역사상 가장 놀라운 변형 중 하나에 관한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3700만 년 전, 선사시대 바다인 테티스 해(海)에 길이 약 15m의 구불구불한 몸통과 커다랗게 떡 벌어진 턱, 톱니 모양의 이빨을 가진 한 짐승이 죽어서 가라앉았다. 이 짐승의 유골 위에 수백만 년 동안 퇴적물이 쌓였다. 바다가 물러나면서 해저였던 곳은 사막이 되었고, 바람은 유골 위에 쌓여 있던 사암과 혈암을 조금씩 깎아내기 시작했다. 세상은 서서히 변해갔다. 지각 변동으로 인도가 아시아 대륙과 충돌하면서 바다 밑에 있던 지층이 융기해 히말라야 산맥이 형성되었고, 아프리카에서는 인류 최초의 조상들이 뒷다리를 곧추세워 직립 보행을 하기 시작했다. 이집트의 파라오들은 피라미드를 건설했고, 로마 제국은 융성했다가 멸망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바람은 쉬지 않고 지표면을 깎아내 화석들이 계속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던 어느 날, 필립 깅거리치가 이 발굴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어느 날 저녁 해질 무렵, 미국 미시간대학교의 척추동물 고생물학자인 깅거리치는 이집트 사막의 ‘와디 히탄’이라는 곳에서 발견된 바실로사우루스라는 동물의 척주 옆에 전신을 쭉 뻗고 누웠다. 그가 누운 곳 주변의 모래에는 상어 이빨 화석, 성게 가시, 자이언트 메기의 뼈들이 흩어져 있었다. “이렇게 수중 생물들에 둘러싸여 오랜 시간을 보내다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의 세상 속에서 살게 되더군요.” 그가 통나무만 한 척추골에 솔을 찔러 넣으며 말했다. “이 사막을 바라볼 때면 바다를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깅거리치는 이 생물의 유골에서 핵심이 되는 부분을 찾고 있었는데 서둘러야 했다. 날이 저물고 있어서 동료들이 걱정하기 전에 캠프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