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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편전쟁

글 : 로버트 드레이퍼 사진 : 데이비드 구텐펠더

아프가니스탄에 평화를 정착시키려면 무엇보다 농민들이 양귀비 농사에서 손을 떼야 한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아프가니스탄 북동부 바다흐샨 주의 경찰청장은 자신이 마약밀수업자를 겁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독특한 방법이 있다. 오른손을 들어 가운뎃손가락이 없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4년 전, 아카 누르 킨투츠 준장이 바다흐샨 주의 지방경찰청장으로 부임하면서 맡은 임무는 이 지역에 널려 있는 양귀비 밭을 없애는 것이었다. “맨 처음 양귀비 밭을 갈아엎고 났더니 원격조정 폭탄에 내 차가 박살이 났죠.” 킨투츠는 말한다. 그는 오른쪽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린다. 팔뚝이 심하게 손상돼 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살해 협박을 수없이 받았다. 양귀비 재배 농가의 여자들과 아이들은 경찰들에게 돌팔매질을 했다. 양귀비 밭 제거용 트랙터들 중 한 대가 불에 타기도 했다.

오늘날 인구의 85%가 농업에 종사하는 아프간이 직면한 암담한 현실은 국가경제가 두 가지 상충하는 수입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나는 아프간과 탈레반의 관계단절을 바라며 서구에서 제공하는 원조금이고, 다른 하나는 탈레반이 지원하는 아편 밀거래로 생기는 수입이다. 탈레반은 아편 밀거래로 서방 세계의 군대를 공격하기 위한 자금을 확보한다. 최근에서야 아프간 정부는 현실을 직시한 것 같다. 외부 세계의 지원을 계속 받으려면 아편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제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려면 양귀비 밭을 없애야 한다. 그러나 이 독실한 이슬람 국가가 하루 아침에 세계 제일의 아편 생산국으로 부상한 게 아닌 것처럼 아편에 의존하는 습성을 뿌리뽑는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킨투츠 경찰청장이 바다흐샨 주에서 벌이고 있는 양귀비 근절작업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 같다. 5년 전만 해도 바다흐샨 주는 탈레반 세력의 근거지인 헬만드 주 다음으로 아편을 많이 생산했다. 2000년 탈레반이 양귀비 농사를 금지시킨 후에는 잠시나마 최대 아편 생산지로 떠오른 적도 있다. 바다흐샨 주가 탈레반이 아닌 북부동맹군의 통제 하에 있었기 때문이다. 2007년 킨투츠가 경찰청장으로 부임했을 당시 양귀비 재배면적이 3650ha에 달했으나 그로부터 2년 후 600ha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양귀비 재배농민들은 양귀비 근절작업 때문에 산간벽촌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었다. 양귀비 밭은 고의로 눈에 잘 안 띄는 곳에 조성한다. 양귀비 밭을 찾으려면 그 지역 지리에 밝은 안내인을 대동하고 험하고 외딴 산길을 차로 몇 시간 동안 달려야 한다. 필요한 경우 안내인은 당신이 이곳에 온 이유를 탈레반에게 설명해줄 것이다. 길가에서 저 멀리 물결치듯 이어지는 북부지역의 단조로운 산악 구릉지대를 유심히 보다 보면 밝은 색으로 뒤덮인 지점들이 눈에 띈다. 바로 양귀비 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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