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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하늘 공원

글 : 폴 골드버거 사진 : 다이앤 쿡, 렌 젠셸

뉴욕 시민들이 분주한 거리 위에 떠 있는 혁신적인 공원 안에서 여유를 즐기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사람들은 보통 대도시의 공원을 콘크리트와 철골의 바다 한복판에 떠 있는 초록색 섬 같은 도피처로 생각한다. 미국 뉴욕 맨해튼 로어 웨스트사이드 서쪽에 있는 첼시 인근의 하이라인에 가까이 가면 한때 화물 열차가 지나다니던 고가 철로와 이를 지탱해주던 흉하고 육중하며 시커먼 철골 구조물 위로 공원이 가장 먼저 보일 것이다. 멀리서 보면 도시의 오아시스는커녕 버려진 유적처럼 보인다.

사실 최근까지만 해도 하이라인은 도심 속의 유적처럼 서서히 붕괴되고 있었다. 주민들 대다수는 1990년대에 거의 줄곧 뉴욕 시장을 맡았던 루돌프 줄리아니와 마찬가지로 이곳을 무척이나 철거하고 싶어 했다. 첼시 지구가 화랑, 음식점, 창고를 개조해 만든 아파트 따위가 들어차며 고급 주거지로 변모해감에 따라 뉴욕 시 당국은 갠스부트가에서 34번가까지 2km가 넘는 지역을 지나는 하이라인을 지저분하고 거추장스러운 존재로만 여겼다. 이들은 이 주변지역을 발전시키려면 이곳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 흉물을 없애야 한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이는 공무원들의 심각한 오판이었다. 뉴욕 시 당국이 하이라인을 철거하려고 한 지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 하이라인은 뉴욕 시에서, 아니 어쩌면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매력적인 공공 장소 중 하나로 변모했다. 한때 방치돼 있던 선로를 지탱하던 시커먼 강철 기둥들은 이제 공중 공원의 산책길, 광장, 식물원을 떠받치고 있다. 2009년 여름, 갠스부트가에서 시작해 웨스트 20번가로 이어지면서 도중에 10번가와 교차하는 남쪽의 제1구간을 개장했다. 올 봄 제2구간이 개장되면 공원은 30번가까지 10개 블록이 더 늘어나 약 800m가 연장된다. 이 프로젝트의 지지자들은 하이라인의 나머지 부분도 공원으로 바뀌기를 바라고 있다(94~95쪽 지도 참조).

하이라인 공원을 산책해보면 뉴욕의 다른 곳을 산책할 때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지상 7m 위에 있는 데다가 거리의 삶과 연결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멀리 떨어져 있다. 정성스럽게 가꾼 식물들에 둘러싸인 곳에 앉아 허드슨 강을 바라보며 햇볕을 쬘 수도 있고 걷다보면 오래된 건물도 나타나고 새 건물도 지나친다. 하이라인 공원을 수십 차례나 걸어보았지만 여느 거리, 보도, 공원과는 다른 이곳의 전망은 항상 경이로움과 기쁨을 가져다준다. 특히 놀라운 점은 이곳에는 횡단보도나 신호등이 없어서 일반 거리에서 2개의 블록을 지날 시간에 블록 10개를 지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 시에서는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경우가 드물고 훌륭한 설계를 바탕으로 건물을 짓는다 해도 설계 변경이 잦아 처음 의도한 데로 완성하기는 어렵다. 하이라인은 운 좋게도 예외의 경우다. 훌륭한 아이디어를 현실화시켰을 뿐 아니라 모두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결과물을 내놓은, 뉴욕에서는 보기 드문 사례다. 공공 장소를 조성하겠다는 발상은 유달리 복잡한 일이어서 뉴욕뿐 아니라 다른 어떤 도시에서도 이러한 발상이 설계 과정에서부터 정치적 타결, 시공 과정을 거치면서 거의 그대로 구현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설계는 필드오퍼레이션스 사 소속의 조경사 제임스 코너와 건축 회사인 딜러 스코피디오 + 렌프로가 맡았다. 이들이 협력해 만든 설계안이 함께 경합을 벌였던 자하 하디드, 스티븐 홀, 조경사인 마이클 반 발켄버그 같은 유명 건축가들의 설계안을 제치고 채택됐다.

이들의 설계안은 하이라인이 지닌 산업용 구조물의 투박함을 살리는 동시에 세련미를 더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하이라인이 주는 느낌을 견지하면서도 변화를 어느 정도 가미하고 싶었습니다.” 코너가 말했다. 설계안에 따르면 바닥에서 솟아오른 것 같은 매끈한 나무 벤치를 공원 곳곳에 배치하고 선로의 상당 부분은 그대로 보존해서 보도처럼 활용하거나 풍경처럼 내버려둔다. 코너는 네덜란드 출신 조경사 피트 오돌프와 함께 작업하면서 하이라인이 오래 방치돼 있던 동안 그 위에 자랐던 들꽃과 잡초를 연상시키는 키 큰 들풀과 갈대를 비롯해 다양한 종의 식물을 심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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