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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노아의 방주

글 : 찰스 시버트 사진 : 짐 리처드슨

위기가 엄습해오고 있다. 증가하는 인구를 먹이려면 인류가 식량 생산량을 두 배로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곡물 수확량은 증가 속도가 그다지 빠르지 않고, 인류가 식량으로 삼게 된 몇 안 되는 품종들은 기후변화와 신종 질병들의 위협을 받고 있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미래의 식량 공급을 보장해줄 동·식물 종자들이 여전히 있다. 하지만 이 종자들을 지키기 위해 특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미국 아이오와 주 데코라를 벗어나 9.5km 정도 더 가면 360ha에 이르는 구릉진 들판과 숲들이 펼쳐져 있다. ‘헤리티지 농장’이라 부르는 이곳에서는 다자란 작물들의 씨앗이 땅에 떨어지도록 내버려둔다. 언뜻 이해할 수 없는 일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농장에 있는 모든 것은 깔끔하게 정돈된 옥수수밭과 콩밭이 있는 주변의 경작지들과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고 있다. 헤리티지 농장에서는 씨앗 육성보다는 수집에 중점을 둔다. 이 농장에는 미국에서 가장 큰 민간 종자은행 중 하나인 ‘종자보호거래소’가 있다.

 

1975년, 농장주 다이앤 오트 휠리는 증조할아버지가 1870년 독일 바이에른 주에서 미국으로 가져온 서로 다른 두 가지 토종 품종의 종자를 물려받았다. 오트 할아버지의 둥근잎나팔꽃과 바이에른 자생 토마토의 씨앗이었다. 이같이 특이한 품종들을 보존하기 위해 다이앤과 남편 켄트는 사람들이 각자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씨앗들을 저장하고 거래할 수 있는 곳을 만들기로 했다. 이 거래소는 이제 회원이 1만 3000명이 넘고,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대형 냉장고, 냉동실, 지하 근채류 저장실들에 토종 품종의 종자 수천 종을 보관하고 있다. 헤리티지 농장에는 오래된 빨간색 헛간이 진보랏빛 오트 할아버지의 둥근잎나팔꽃에 뒤덮여 있고, 헛간 주위에는 엄선된 채소와 향초, 화초들이 눈부실 정도로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해마다 우리 회원들이 여기에 씨앗을 등재하죠.” <2010년도 종자보호거래소 연감>을 한 권 건네주며 다이앤 오트 휠리가 말한다. 연감은 대도시의 전화번호부만 한 두께로 쪽마다 콩, 마늘, 감자, 후추, 사과, 배, 자두 따위의 외래종이 저마다 고유한 이름과 개별적인 사연, 뚜렷한 특징과 함께 기록돼 있다. 노란 과실에 빨간색 물감이 튄 듯한 ‘뷰티풀 아케이드’라는 사과가 있는가 하면, ‘조숙함’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는 ‘프레리 스파이’ 품종 사과도 있고, 중세시대부터 전해 내려온 ‘소프스 오브 와인’이라는 사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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