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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이 사라진 지구

글 : 로버트 쿤직 사진 : 아이라 블록

5600만 년 전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대기에 이산화탄소가 대량으로 유입돼 지구의 기온이 치솟았다. 지질 연대상으로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생명체에 영구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지구에서는 예전에도 이런 일이 발생했었다.


물론 현재 지구가 앓고 있는 온난화 열병과는 달랐다. 약 5600만 년 전이었고 당시의 지구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세계였기 때문이다. 대서양은 아직 완전히 형성되지 않았고 인류의 조상뻘인 영장류를 비롯한 동물들은 아시아에서 유럽을 통과해 그린란드를 가로질러 북아메리카까지 걸어갈 수 있었다. 그러는 동안 얼음 한 조각 보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부터 이야기하고자 하는 사건들이 일어나기 전에도 지구는 이미 오늘날보다 훨씬 따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생대 제3기 중 첫 번째 시기인 팔레오세에서 두 번째 시기인 에오세로 접어들면서 지구는 더욱 따뜻해졌다. 게다가 그 과정은 매우 빠르고 급격하게 진행됐다.


지질학상으로 갑작스럽게 엄청나게 많은 탄소가 대기로 방출됐기 때문이다. ‘팔레오세-에오세 최고온기’라 부르는 이 시기에 정확히 얼마나 많은 양의 탄소가 대기로 유입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오늘날 인류가 지구에 매장돼 있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를 전부 태웠을 때 발생할 만한 양과 비슷하다고 과학자들은 추산한다. 팔레오세-에오세 최고온기는 과잉 탄소가 재흡수될 때까지 15만 년 이상 지속됐다. 탄소 과잉 탓에 가뭄, 홍수, 충해가 발생했고 일부 생물들은 멸종했다. 지구의 생명체는 살아남아 번성했지만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그 옛날 탄소가 급증하면서 출현한 진화의 산물들은 오늘날 우리 주변에 널려 있으며, 사실 인류도 그중 하나다. 이제는 인류가 스스로 이 같은 온난화 실험을 되풀이하고 있다.


팔레오세-에오세 최고온기는 ‘우리가 지금 주시하는 상황, 즉 우리가 대기를 함부로 취급하는 바람에 발생하고 있는 온난화를 비춰볼 수 있는 모델’이라고 미국 미시건대학교의 척추고생물학자 필립 깅거리치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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