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아의 바다
글 : 케네디 원 사진 : 토머스 P. 페스체크
시인들은 그 속의 보물들을 칭송했다. 어떤 이들은 남획을 일삼았다. 이제 환경운동가들이 보존에 나서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한 늙은 어부가 바닷가 오두막에서 오래된 양탄자 조각을 깔고 앉아 있었다.
구릿빛 얼굴에는 주름이 가득하고, 평생 아라비아의 강렬한 햇볕을 쳐다본 탓에 항상 눈을 찌푸리고 있었다. 바다로부터 ‘샤말(페르시아 만 근처의 열기와 먼지를 동반한 북서풍)’이라는 뜨거운 돌풍이 불어왔다. 대추야자나무가 휘어질 정도로 거센 바람이었다. “서풍이구먼.” 노인이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노인 뒤로 열기에 이글거리는 마을이 보였다. ‘필’이라는 이 마을은 오만의 무산담 반도 깊은 산속에 자리하고 있다.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을 정도의 폭염이었다. 나와 동행 중인 예멘인 잠수부 사미 알하지가 말했다. “산호가 사는 바닷속은 천국이지만, 물 밖으로 나오면 이 열풍 때문에 지옥이나 다름없어요.
곧 우리는 지옥을 벗어나 다시 천국으로 들어갔다. 육지가 후추, 계피, 겨자, 육두구 따위 온갖 향신료들을 파는 시장을 떠올리게 하는 색이라면, 바닷속은 마치 술탄 왕궁의 내부처럼 오색찬란했다. 물결에 따라 흔들리는 연산호의 긴 남색 가지가 갯고사리의 석류빛 가지와 어울려 춤을 췄다. 감귤색 나비고기들이 빠르게 지나갔고, 틈 속에서는 회색 점박이 곰치들이 우리를 훔쳐봤다. 벌어진 곰치의 입속은 뜻밖에도 노란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