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터 섬
글 : 해나 블록 사진 : 랜디 올슨
이스터 섬 주민들은 “석상이 걸어갔다”고 말한다. 고고학자들은 석상이 어떻게 걸을 수 있었는지, 그들에 얽힌 이야기가 환경 파괴에 대한 경고인지 아니면 인간의 뛰어난 재능에 대한 예찬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지난해 6월 겨울 밤, 이스터 섬에 사는 예술가 호세 안토니오 투키(30)는 남서부 해안에 있는 자신의 방 한 칸짜리 집을 나와 북쪽으로 섬을 가로질러 아나케나 해변으로 도보 여행을 떠났다. 전설에 따르면 약 1000년 전, 태평양을 1600km 이상 항해한 폴리네시아 사람들이 아나케나 해변에 카누를 정박하면서 이스터 섬 최초의 정착민이 됐다고 한다. 투키는 백사장에 앉아 바로 앞에 있는 거대한 사람 모양의 조각상들인 모아이를 바라봤다. 몇 백 년 전에 화산성 응회암으로 조각한 모아이는 조상신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투키는 라파누이로 이 지역 사람들은 이스터 섬을 라파 누이라고 부른다. 라파누이는 라파 누이에 사는 원주민인 폴리네시아인을 가리키는 말이다. 풀이 무성한 언덕과 들쭉날쭉한 해안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석상 수백 개 중 일부를 그의 조상들이 조각했는지도 모른다. 아나케나 해변에는 배가 불룩한 7개의 모아이가 태평양을 등지고 양팔은 가지런히 내린 차려 자세로 길이 16m의 돌 제단 위에 서 있다. 머리에는 화산석인 붉은 스코리아로 만든 ‘푸카오’라는 모자를 쓰고 있다. 투키는 모아이의 얼굴을 보자 깊은 유대감을 느꼈다. “뭔가 오묘하고 힘이 넘쳐요.” 그는 말한다. “이는 우리 문화가 만들어낸 특별한 것이에요. 라파누이의 문화이지요.” 그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선조들은 어떻게 모아이를 만들어 옮겼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