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다이빙 실력을 뽐내는 새
글 : 제러미 벌린 사진 : 앤드루 파킨슨
다이빙 솜씨는 수준급이지만 착륙은 서툴고, 새끼들한테는 자상하지만 이웃 새들에게는 적대적인 흰가다랭이잡이는 모순적인 성격을 가진 새다. 오래전부터 바다에서 생활해온 녀석들은 오늘날 북대서양 주변에 군집을 이루며 번성하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폭풍우가 휩쓸고 간 북해의 15m 상공에 새들이 떼 지어 모여 있다. 어찌나 빠르게 낙하하는지 번갯불이 내리치는 듯하다. 물속으로 뛰어든 녀석들은 물고기를 한가득 문 채 수면 위로 불쑥 올라온다. 길이 2m의 날개를 펴고 우아하게 날아오른 녀석들은 서툰 몸짓으로 절벽 위에 내려앉더니 요란하게 싸워댄다.
이 녀석들은 군집을 이뤄 계절에 따라 먼 거리를 이동하며 살아가는 바닷새 흰가다랭이잡이다. 부비새의 사촌격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녀석의 겉모습은 갈매기와 알바트로스를 섞어놓은 듯하다. 하늘을 날 땐 우아하지만 땅에 내려앉는 모습은 불안정하기 짝이 없는 흰가다랭이잡이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박물학자 케니 테일러의 표현을 빌리자면 ‘모순적인 새’다.
한때 흰가다랭이잡이는 약 10만 개의 군집이 존재했으나 수백 년에 걸친 수렵으로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 1913년에는 남아 있는 군집이 채 20개도 되지 않았다. 이후 100년에 이르는 노력에 힘입어 녀석들은 개체 보호 성공담의 주인공이 됐다. 현재는 북대서양 연안 주변의 지역에 약 40만 쌍의 부모 새와, 새끼를 포함해 짝이 없는 새 수만 마리가 서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