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지구의 땅굴
글 : 제임스 베리니 사진 : 파올로 펠레그린
팔레스타인의 가자 지구와 이집트를 연결하는 땅굴은 지하 경제의 생명선인 동시에 죽음의 함정이기도 하다. 많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땅굴은 타고난 기지를 발휘할 수 있고 꿈꾸던 이동의 자유를 얻을 수 있는 곳을 상징한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팔레스타인 청년 사미르(26)와 그의 형 유세프는 가자 지구의 밀수 땅굴에서 일을 계속하다가는 어느 날 여기에서 죽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예상했던 대로 유세프는 2011년 어느 추운 날 밤 엄청나게 쏟아지는 흙더미에 깔려 죽었다.
밤 9시쯤이었다. 형제는 야간조 근무를 하면서 땅굴 보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가자 지구와 이집트의 시나이 반도 사이에는 두 곳을 연결하는 땅굴이 수백 개가 있다. 이런 땅굴들은 아주 엉성하게 만들어져 굉장히 위험했다. 사미르는 가자 지구 최남단 도시인 라파의 지하 30m 지점에 있는 땅굴 출입구 부근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고 유세프는 동료인 카림과 카미스와 함께 땅굴 중간 지점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땅굴 벽을 보강하려고 벽에 합판을 박아 넣고 있었다. 그때 땅굴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카림은 카미스를 이끌고 밖으로 빠져나갔다. 유세프는 반대 방향으로 뛰어갔다. 잠시 흙과 돌이 무너지다 멈췄다. 유세프는 동료들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알라신이여. 감사합니다!”
그러나 땅굴은 다시 무너지기 시작했고 유세프는 흙더미에 깔려 사라져버렸다. 사미르는 무전기를 통해 땅굴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땅굴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처음에는 땅굴 속에서 달려갈 수 있었지만 땅굴이 점점 좁아지고 낮아지자 기어갔다. 흙먼지로 가득한 곳에서 정신을 잃지 않으려면 집중해야 했다. 사방이 아주 캄캄했다. 마침내 사미르가 카림과 카미스가 있는 곳에 도달했을 때 그들은 손으로 정신 없이 흙을 파내고 있었다. 사미르도 흙을 파내기 시작했다. 땅굴이 다시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카림이 땅굴을 받치고 있던 콘크리트 기둥에 팔을 다쳤다. “우리는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어요.” 사미르가 내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