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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칸 회랑의 키르기스 족

글 : 마이클 핀클 사진 : 마티외 팔레

아프가니스탄의 키르기스 족 유목민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외지고 높은 지역 중 한 곳에서 살아간다. 이곳에서는 매혹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지만 혹독한 날씨도 견뎌내야 한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족장은 자동차를 원한다. 도로가 없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전임 족장인 그의 부친은 고향에 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정부에 압력을 넣는 데 평생을 바쳤다. 새 족장도 마찬가지다. 도로가 뚫리면 의사에게 진찰을 받을 수 있고 약도 쉽게 구할 수 있을 거라고 그는 주장한다. 그러면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 모른다. 교사도 올 수 있다. 상인도 오게 될 것이고 채소를 사먹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그의 종족인 아프가니스탄 오지에 사는 키르기스 족 유목민은 번영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도로 개통은 족장의 최대 과제다. 자동차는 그에게 꿈 같은 존재다.


그러나 지금은 자동차도 도로도 없다. 야크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족장은 밧줄로 코를 뚫은 야크의 고삐를 잡고 있다. 오늘은 이동하는 날이라 족장의 온갖 세간을 전부 야크 등에 실어야 한다. 세간에는 찻주전자 12개, 무쇠 난로 1개, 자동차 축전지 1개, 태양 전지판 2개, 천막 1개, 담요 43장이 포함돼 있다. 족장의 아우와 몇몇 사람들이 거들고 있다. 야크들이 날뛰고 발길질을 하고 콧김을 내뿜으며 저항한다. 야크 등에 짐을 싣는 일은 짐을 꾸리는 일만큼 힘들다.

 

이동은 유목민들의 일상사다. 아프가니스탄의 키르기스 족은 일년에 두서너 번 이동한다. 가축들이 뜯어먹을 풀이 얼마나 있는지 여부와 날씨에 따라 다르다. 그들은 자신들이 사는 곳을 ‘바메 둔야’라 부른다. ‘세계의 지붕’이라는 뜻이다. 이름이 시적이고 아름답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곳의 환경은 인간의 생존 한계를 보여준다. 키르기스 족의 땅은 빙하가 깎아낸 두 개의 긴 계곡으로 이뤄져 있다. ‘파미르’라 불리는 이 계곡들은 중앙아시아의 거대한 산맥 깊숙이 숨어 있다. 산은 대부분 해발 4250m가 넘는다. 바람이 매섭게 불고 농작물 재배는 불가능하다. 일년에 340일이 영하의 날씨다. 키르기스 사람들 중 다수가 한 번도 나무를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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