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정원
글 : 캐시 뉴먼 사진 : 다이앤 쿡, 렌 젠셸
해가 저물고 진주 같은 달이 떠오르면 마법처럼 한밤의 정경이 펼쳐진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밤의 정원에서는 어둠 속에서 강렬하게 향기를 발산하며 개화하는 꽃들이 주인공이 돼 한 편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등장하는 배우들은 재스민, 월하향, 치자나무 꽃과 청자 빛깔 날개를 지닌 미국옥색산누에나방, 오팔처럼 무지갯빛을 발하는 애기뿔소똥구리다. 달은 해로부터 빛을 받아서 이 무대를 비춘다. 달빛이 창백한 이유는 달이 태양 빛에 반사돼 보이기 때문이다. 한밤중에 정원에 가면 사색에 잠기게 된다. 태양과 달리 달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너그럽게 받아준다. 달이 차고 기울 듯 우리 마음도 낭만으로 가득 차 올랐다가 슬픔에 젖거나 심지어 울분에 차서 이지러지기도 한다. 또 식물들이 햇빛이 아닌 머나먼 별에서 도착한 희미한 빛에 반응하는 모습을 보며 경이로운 자연계에 감탄하기도 한다.
밤의 정원에서는 대개 색채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무의미하다. 눈의 구조상 아무리 강렬한 빨간색이나 주황색이라도 기울어가는 달빛 아래서 보면 은색과 회색 같은 단조로운 색으로 보일 뿐이다. 안구 안쪽을 덮고 있는 얇은 막인 망막에는 막대세포와 원뿔세포라고 불리는 빛수용체세포들이 층을 이루고 있다. 빛의 세기를 감지하는 막대세포는 약한 빛도 감지할 수 있다. 하지만 색깔을 구별하는 원뿔세포는 역치(생물체가 자극에 대해 반응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세기) 이상의 빛이 있어야 색을 구별할 수 있다. 역치에 못 미치는 희미한 달빛에서는 색을 감지할 수 없다. 하지만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 장시간 노출과 높은 감도로 망막이 감지하지 못하는 색을 포착할 수 있다. 이 기사에 게재된 사진에 색깔이 포착된 것도 이 같은 원리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