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고고학
글 : 조지 존슨 사진 : 디지털 기록 및 시각화 연구소 外
디지털 보존 전문가들은 훼손될 위험이 있는 전 세계의 문화유산을 3D로 담아내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인도 아마다바드에서 먼지 자욱한 길을 오랜 시간 달려온 끝에 처음 만나게 되는 놀라운 광경은 울창한 나무와 물결치듯 펼쳐진 푸른 잔디밭이다. 출입문을 통과해 긴 석조 통로를 따라가면 탁 트인 대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잔디밭 건너편으로 비바람이 아닌 인간이 직접 손으로 깎은 사암 협곡 ‘라니 키 바브’가 입을 벌리고 있다.
인도 북서부는 연중 대부분 건조한 기후를 보이다가 여름철 우기 동안 기습적인 폭우가 내리는데 그렇게 내린 빗물마저 모래땅에 스며들고 만다. 오래전 이곳 사람들은 물을 얻기 위해 땅을 판 다음 우물로 내려가는 돌계단을 만들었다. 이런 계단은 처음에는 형태가 단순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거대한 예술 작품으로 발전했다.
라니 키 바브는 그중에서도 가장 화려하다. 구자라트 주 사라스와티 강 인근에 있는 이 계단 우물은 11세기 말 우다야마티 왕비가 죽은 왕을 기리고자 만들었다. 그러나 이 우물은 1300년 발생한 홍수에 쓸려온 흙 때문에 막혀버렸다. 1960년대에 이르러서야 인도 고고학연구소에서 우물에 들어찬 흙을 파내기 시작했다. 발굴 작업에 참여했던 이들은 모래 밑에서 우물이 모습을 드러내자 넋을 잃고 말았다.
“사진으로 봤지만 직접 눈으로 보는 것에 비할 바가 못 되죠.”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온 고고학자 린 윌슨은 말한다. 디지털 기록 및 시각화 연구소와 역사 유적지를 디지털 기술로 보호하려는 비영리단체인 사이아크에서 활동하는 윌슨과 동료 학자들은 최신 디지털 스캐닝 기술을 동원해 라니 키 바브나 아니면 적어도 이곳을 기록한 자료가 또다시 유실될 가능성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