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시대의 난파선
글 : 로버트 쿤직 사진 : 레미 베날리
프랑스에서 발견된 고대의 난파선이 전하는 로마인 이야기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로마인들은 심각한 쓰레기 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었다. 우리가 보기에는 매력적인 쓰레기였지만, 이들에게는 암포라가 문제였다. 이들은 로마제국 각지로 와인과 올리브유, 생선으로 만든 소스 따위를 운송하기 위해 몸통이 불룩한 점토 항아리인 암포라가 수없이 많이 필요했는데 다 사용하고 속이 빈 암포라를 다시 쓰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이탈리아 로마에는 면적 2ha에 높이 50m가량 되는 몬테 테스타치오라는 언덕이 있는데, 이곳은 온통 깨진 암포라 조각으로 뒤덮여 있다. 티베르 강변에 있던 창고 뒤편에서 내던진 조각들이다. 스페인 출신 고고학자들은 로마제국이 전성기로 치닫고 있던 AD 1세기에 이 폐기장이 생기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 무렵 지금은 프랑스 남부 지역인 론 강 인근의 아를에서 부두 인부들은 작업 방식을 약간 달리 했다. 그들은 빈 암포라를 강에 내던졌다. AD 1세기에 아를은 당시 로마제국이 점령하고 있던 갈리아로 통하는관문으로 번성하고 있었다. 지중해 전역에서 온 화물들을 이곳 강에 있는 배로 옮긴 후 남자들이 이 배를 론 강 상류로 끌고 가 로마제국의 북부 외곽으로 물품을 공급했다. “아를은 모든 길이 만나는 교차지점에 있던 도시로 각지에서 온 물품들의 집산지였어요.”
아를 고고학 박물관 소속 고고학자 다비드 자우이는 말한다.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아를의 주민들이 군사 지원을 해준 데 대한 보상으로 그들에게 직접 로마 시민권을 부여했다. 오늘날 도시 중심가에는 론 강의 좌안에 2만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원형극장이 아직도 남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시설에 자금을 대고 우안으로 1km 이상 뻗어 있던 항구에 관해서라면 남아 있는 유물이 많지 않다. 로마시대의 쓰레기가 굵은 띠 모양으로 강바닥에 남아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