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사우루스
글 : 톰 뮬러 사진 : 글·톰 뮬러
티라노사우루스는 물렀거라! 역사상 가장 크고 흉악한 육식공룡 스피노사우루스가 나가신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2013년 3월 3일 저녁, 젊은 고생물학자 니자르 이브라힘은 모로코 에르푸드의 길가에 면한 카페에 앉아 석양을 바라보며 자신의 꿈도 빛과 함께 스러져가고 있다고 느꼈다. 이브라힘은 어릴 때부터 줄곧 그를 사로잡아온 수수께끼를 풀어줄 한 남자를 찾아 사흘 전 동료 두 명과 함께 에르푸드에 왔다. 그가 찾는 사람은 ‘푸이외르’, 곧 이 지역에서 화석을 발굴해 상점이나 상인들에게 파는 화석 사냥꾼이다. 가장 값나가는 발굴품 가운데는 켐켐 지층에서 나온 공룡 뼈들도 있는데, 켐켐 지층은 길이 250km의 단층 절벽으로 1억 년 전에서 9400만 년 전 사이인 백악기 중기의 퇴적물들이 쌓여 있다. 며칠 동안 엘베가 마을 주변의 발굴지들을 뒤진 세 과학자는 우연이라도 길에서 그 남자와 마주치기를 바라며 무작정 에르푸드의 길거리를 헤매고 다녔다. “그동안 꿈꿔왔던 게 다 허사가 되는구나 싶었죠.” 이브라힘이 회상한다.
이브라힘의 꿈은 한 세기 전 용감하게 사하라 사막을 탐험했던 또 다른 고생물학자의 꿈과 긴밀히 얽혀 있다. 1910년에서 1914년 사이에 독일 바이에른 주의남작 에른스트 스트로머 폰 라이헨바흐는 탐사대를 이끌고 고대 하천계의 동쪽 가장자리에 있는 이집트의 사하라 사막을 수차례 장기 탐사했는데, 바로 그 하천계의 서쪽 경계에 켐켐 지층이 있다. 스트로머는 약 45개의 분류군으로 나뉘는 공룡과 악어, 바다거북, 물고기 화석들을 발견했다. 그중에는 주목할 만한 신종 공룡의 골격 일부도 두 점 포함돼 있었다. 턱 길이가 1m나 되고 그 안에 서로 맞물리는 원뿔형 이빨들이 잔뜩 나 있는 거대한 육식공룡이었다. 하지만 이 공룡의 가장 큰 특징은 독특한 지지대 혹은 척주의 지지를 받아 등 위에 돛처럼 솟아 있는 높이 1.7m의 골판이었다. 스트로머는 이 공룡을 스피노사우루스 아에깁티아쿠스라고 명명했다.
스트로머가 발견한 화석들은 독일 뮌헨 중부에 있는 ‘바이에른 주 고생물학•지질학 박물관’에 주요 전시물로 전시됐고 덕분에 스트로머는 유명인사가 됐다. 그러나 1944년 4월, 연합군의 공습으로 박물관과 스트로머의 화석 대다수가 파괴되고 말았다. 스피노사우루스와 관련해 남은 것은 발굴 현장 일지와 스케치들, 그리고 빛바랜 사진들이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