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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끝, 그린란드

글 : 머리 프레데릭스 사진 : 머리 프레데릭스

공허함은 우리 눈에 어떤 식으로 보일까?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나는 이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그린란드까지 갔다. 지난 3년 동안 나는 고향인 호주를 떠나 그린란드에 여섯 차례 다녀왔다. 나는 눈이 부시도록 반짝이는 백색의 공허함에 끌렸다.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얼음이 끝없이 펼쳐진 밋밋하고도 특별할 것 없는 풍경이었다.


이처럼 외딴 곳에서 추위와 싸우며 사진을 찍는 일은 고된 작업이었다. 그린란드의 빙상 위에 천막을 치고 몇 달씩 머문 적도 있다. 바람이 불면 체감 온도가 영하 50℃ 아래로 떨어졌고 눈보라가 며칠간 계속되기도 했다. 최악의 상황에 놓일 때마다 나는 집에 있는 가족과 아이들을 떠올렸다. 그러고는 이 작업이 위험을 감수할 만큼 가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나는 작업을 계속했다. 날씨가 좋아지면서 기분이 한결 좋아졌고 사진도 만족스럽게 나왔다. 공허함 속에 오래 머물러 있다보면 외부 세계와 내부 세계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머리가 둔해지고 작은 변화에도 민감해진다. 가령 일조량이나 날씨가 조금만 변해도 흥분하게 된다. 그렇게 몇 달간 머물며 촬영한 사진으로 전시회를 열고 그곳에 있으면서 느꼈던 감정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다큐멘터리 제목이 말해주듯 ‘이보다 공허한 곳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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