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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글 : 엘리자베스 로이트 사진 : 찰리 해밀턴 제임스

독수리는 동물의 사체를 처리하는 지저분한 일을 한다. 독수리의 개체수가 급감하면서 우리는 녀석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를 깨닫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땅거미가 지는 가운데 이 누는 운이 다한 듯하다. 병이 들었는지 부상을 당했는지 녀석은 무리로부터 몇 킬로미터를 이탈해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평원을 헤매고 있다. 동이 틀 무렵이 되자 이 외톨박이 누는 숨을 거뒀고 사체를 공략할 방법을 찾는 40여 마리의 독수리 무리에 둘러싸여 있다. 이 청소동물 중 몇 마리는 구부정한 자세로 먹잇감에 눈독을 들이며 진득하게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는 검투사들처럼 싸움을 벌이고 있다. 발톱을 세우고 곧추서서 서로 할퀴어대고 격렬히 다투며 짐짓 공격하는 시늉을 한다. 머리 위에는 만찬을 즐기려는 또 다른 녀석들이 끊임없이 날아와 머리를 낮추고 서둘러 내려앉느라 땅에서 뒹굴며 무리에 끼어든다.


사체가 이토록 큰데 왜 이리 야단법석일까? 그 이유는 누의 가죽이 질긴 데다 육식동물의 공격으로 죽은 게 아니라서 모두가 달려들 수 있을 만큼 큰 구멍이 사체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대담한 녀석들이 서로 먼저 접근하려고 격렬히 다툰다. 아프리카흰등독수리가 누의 콧구멍을 뚫고 들어가는 사이 루펠독수리 하나가 다른 쪽 끝을 공략하기 시작한다. 녀석은 누의 항문 속으로 머리를 20cm나 들이밀어 넣은 상태다. 다른 독수리가 누의 항문에 머리를 쑤셔 넣어 창자에 도달하기 전에 선수를 치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독수리 40마리가 골프공 크기만 한 구멍 5개에 악착같이 달라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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