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영웅들
글 : 아우로라 알멘드랄 사진 : 하나 레이예스 모랄레스
가족과 친구의 곁을 떠나 해외 노동자로 살아가는 필리핀인은 1000만 명에 달한다. 이들이 해마다 고국으로 송금하는 310억 달러의 현금은 필리핀 경제를 지탱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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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쿠에르도 모르코(33)는 22살 때 처음으로 눈을 봤다. 그는 작업복과 파카를 네 겹이나 껴입은 채 커다란 눈송이가 화물선 갑판 위에 내려앉는 동안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에게는 북극권 인근의 빙해를 가르며 나아가는 화물선 위에서 얼굴 위로 떨어지는 눈송이를 맞으며 서 있는 것이 꿈을 이룬 순간이었다. ‘내가 해냈구나.’ 그는 생각했다.
화물선은 핀란드 케미에 있는 항구에 정박했다. 레쿠에르도는 항구에 내려 스스로 ‘바다 사나이의 임무’라고 부르는 일에 착수했다. 가장 가까운 가게에 가서 심카드를 산 후 어머니에게 전화를 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