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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을 드러낸 오카방고 삼각주

글 : 브렌던 보렐

대담한 연구원들로 구성된 한 탐사 팀이 10년 넘게 직접 노를 저어가며 남아프리카의 강줄기를 따라 탐험해왔다. 그리고 이제야 비로소 그 팀이 발견한 내용의 전체 윤곽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해마다 10월, 남아프리카에 우기가 찾아오면 오카방고 삼각주로 흘러드는 강물이 강둑을 넘쳐 약 2만 8000km²에 달하는 지역을 뒤덮는다. 칼라하리 사막 한가운데에 자리한 이 광활하고 복잡하게 얽힌 섬과 습지, 수로는 보츠와나와 나미비아, 앙골라 세 나라를 이어주며 수천 종의 동식물은 물론 수천 년간 이곳에 의존해 살아온 원주민 공동체의 삶을 지탱해왔다.
 
팀원들이 보츠와나에 있는 한 불탄 목초지에서 썰매 견인용 어깨끈을 착용하고 약 220kg에 달하는 과학 장비와 보급품을 실은 모코로를 끌며 이동하고 있다. “탐사마다 늘 새로운 도전 과제가 주어집니다.” 연구 책임자인 괴츠 네프는 말한다. KOSTADIN LUCHANSKY
오카방고 삼각주 내 생물상은 이 변화무쌍한 수중 지형을 탐사하는 것 자체가 워낙 힘든 탓에 상당 부분이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었다. 일부 지역은 지역사회의 금기 때문에 접근이 제한돼 있으며 앙골라에서 30년 가까이 지속된 내전 이후 남겨진 불발 지뢰로 인해 출입이 금지된 곳도 많다. 심지어 오카방고 삼각주로 흘러드는 여러 물줄기의 발원지도 앙골라의 외딴 고원 지대에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수 세기 동안 유럽의 탐험가들과 지도 제작자들조차 그 실체를 찾아내지 못했다.

그 고원 지대에는 빙하도, 눈 덮인 산봉우리도, 얼음 동굴도 없다. 바로 이런 수원의 부재가 한 가지 의문을 낳았다. 도대체 오카방고 삼각주에서는 어떻게 긴 건기에도 1년 내내 물이 자유롭게 흐를 수 있었을까? 아프리카 대륙 전역의 기온이 계속 상승하면서 이 의문이 지닌 생태학적 중요성은 더욱 커져만 갔다.
 
생물학자이자 본 협회의 탐험가인 아드자니 코스타(가운데)가 다른 생물다양성 전문가들과 함께 쿠방고강 서쪽 지류를 따라 이동하면서 물 및 식물 표본을 채집하고 있다. 탐사 팀은 앙골라 오카방고 삼각주 유역의 발원지가 최소 아홉 곳의 서로 다른 산림 서식지를 지탱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10여 년 전, 다국적 환경 보호 활동가들과 정부 당국자들, 과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 답을 찾기 시작했다. 이들은 본 협회의 지원을 받아 훗날 ‘오카방고 야생 지대 프로젝트’로 불리는 협력체를 설립했다. 목표는 두 가지였다. 아프리카 최대의 담수 생태계에 속하는 오카방고 삼각주의 정확한 발원지를 파악하고 보호하는 것과 그 생태계가 품고 있는 생명체들을 기록하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이동 및 연구 방식을 끊임없이 개선하면서 조사 기법을 발전시켰고 덕분에 더 많은 과학적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방대한 도구들도 갖추게 됐다.

탐사 팀장이자 보전생물학자, 본 협회의 탐험가인 스티브 보이즈에게 이번 탐사의 성패를 가를 핵심은 적합한 이동 수단을 선택하는 것이었다. 보이즈는 이미 수년 동안 오카방고 삼각주에서 조류를 조사한 터였기 때문에 ‘모코로’라고 불리는 바닥이 평평한 카누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코로는 지역 주민들이 갈대로 빽빽한 이 얕은 수로를 따라 이동하며 낚시를 하고 야생동물을 사냥할 때 사용해온 전통적인 이동 수단이다.
 
오카방고 삼각주는 이 건조한 지역에서 다양한 동물들의 안식처 역할을 한다. 특히 홍엽조는 먹이를 찾아 이동할 때 수백만 마리에 달하는 무리를 이루기도 한다. JAMES KYDD
모코로는 전통적으로 나무줄기를 깎아 만들지만 탐사 팀이 사용한 표준형 유리 섬유로 만든 모코로는 수백 킬로그램에 달하는 식량과 과학 장비를 싣고도 물 위를 미끄러지듯 이동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15년 5월, 앙골라 고원 지대에 있는 한 호수에서 처음 모코로를 물에 띄웠을 때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출발하자마자 이탄층에 부딪힌 것이다. “노를 저을 물이 없다는 걸 깨달았죠. 처음 10-15일 동안은 사실상 모코로를 끌고 다녔습니다.” 탐사 팀의 연구 책임자인 괴츠 네프는 당시를 회상하며 말한다.

팀원들은 이후로도 수많은 시련을 겪었다. 121일간의 현장 탐사를 마치고 보츠와나에서 배를 물 밖으로 끌어올렸을 때쯤 탐사 팀은 강을 따라 약 2400km를 이동한 상태였다. 장비 목록에는 새로운 물품 하나가 추가됐다. 예측 불가능한 지형에서 배를 끌고 가는 데 쓰는 여러 개의 썰매용 어깨끈이었다.
 
탐사 팀이 보츠와나 보테티강의 침수 구간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 보테티강은 31만km² 넘게 뻗어 있는 방대한 수계망의 일부다.
또한 탐사 팀은 전 세계 생물 목록에 새로운 어종을 추가했다. 팀원들이 호수에 드리운 첫 그물에 뚜렷한 바둑판무늬를 지닌 등목어 한 마리가 걸려 올라왔다. 현대 과학계에 알려진 바 없는 야행성 어종이었다. 2021년, 과학자들은 탐사 팀장의 이름을 기려 이 어종을 ‘미크로크테노포마 스티브보예시’라고 명명했다.

과학 탐사 팀은 첫 탐사 이후 앙골라 고원 지대를 10여 차례 다시 찾았다. 이 과정에서 수개월간 수천 킬로미터에 걸친 대규모 횡단 조사를 여섯 차례 더 완수했으며 보다 집중적인 현장 조사와 환경 및 생물 표본 채집 활동도 병행했다. 탐사 팀은 탐사를 거듭할수록 준비 과정과 장비를 보완했으며 연구 방법도 꾸준히 개선시켜 나갔다.
 
네프(왼쪽)가 통발형 어망으로 물고기를 걸러내고 있다. 통발형 어망은 탐사 팀이 수백 종의 신종 후보 동식물을 발견하는 데 사용해온 수많은 도구 중 하나다.
한때 실험실에서만 가능했던 일부 수질 측정 작업도 이제는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모코로 뱃머리에 장착된 360° 카메라는 60초에 한 번씩 파노라마 사진을 촬영해 지도를 생성한다. 탐사 팀은 여전히 현장에서 쌍안경을 사용하고 그물을 던져 어류와 수생 곤충류를 채집한다. 하지만 동시에 더 정밀한 도구를 시험해보기도 했다. 3차원 프린터로 제작한 구체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이 구체를 수중에 설치해 주로 생물의 조직이나 배설물에서 나온 유전적 흔적을 수집한다. 이런 도구 덕분에 수면 아래에 어떤 생물이 존재하는지 단서를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 탐사 팀은 등에 쪼그라든 뿔처럼 생긴 돌기가 달려 있는 특이한 타란툴라를 비롯해 과학계에 알려진 바 없는 70여 종의 수중 및 육상 동식물을 발견했다. 또한 추가 연구가 필요한 영양 등 수백 종의 신종 후보 생물도 확인했다.

이 지역 생물다양성의 기초적인 현황이 점차 밝혀지면서 프로젝트 탐사 팀은 기후변화와 인간 활동이 생태계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지 추적하기 시작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남획으로 인해 어류의 개체수가 줄어들었고 이에 팀원들은 개체수 회복을 돕고자 보호구역을 조성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탐사 팀은 물 위에서도 필요한 물품을 쉽게 꺼낼 수 있는 동시에 모코로가 뒤집히지 않도록 세심하게 균형을 맞춰 짐을 실었다. BOSE BONDA
탐사 팀의 측정 결과 또 다른 장기적인 문제들도 드러났다. 건기가 길어지면서 초목이 바싹 말라버리면 목축민들은 신선한 풀을 찾아 가축 떼를 강기슭 바로 앞까지 몰고 온다. 수년간 오카방고 삼각주로 흘러드는 나미비아의 카방고강이 침식과 파피루스 군락의 파괴로 인해 점점 더 탁해지고 있다.

하지만 강물은 하류로 흐르면서 약 60km에 이르는 파피루스 군락을 통과하게 되는데 이 군락이 천연 여과기처럼 작용해 물을 정화한 후 삼각주의 중심부로 퍼져 나가게 한다. “이 파피루스 군락이 파괴되거나 정화 기능을 잃기 전까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요?” 네프는 묻는다. 팀원들은 아직 명확한 답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오카방고 삼각주의 미래가 결국 먼 상류 지역에서 결정된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히 깨닫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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