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지키는 뱀
글 : 리지 웨이드 사진 : 잭 데블린
온두라스 서부 고산 지대에 자리한 운무림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매혹적인 메렌돈야자살무사가 사라져가는 생태계의 상징이 됐을 뿐 아니라 새로운 환경 보호 활동의 핵심적인 주역이 됐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쌀쌀한 어느 겨울밤, 파충류학자 타스만 에즈라는 소규모의 파충류 애호가 무리에 합류했다. 그들은 온두라스 서부의 안개 낀 운무림에서 곳곳으로 흩어져 뭔가를 찾고 있었다. 바로 그들을 한데 모이게 만든 멸종위기에 처한 뱀이었다. 그들은 안개 속을 밝히는 헤드램프를 이용해 주변의 이끼 낀 나무둥치와 축축한 나뭇잎을 주의 깊게 살폈다. 당시 온두라스는 한파가 한창이던 터라 그들은 이틀 연속 목표물을 발견하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날 밤 구름이 걷히면서 탐험대는 도롱뇽 한 마리와 개구리 한 마리, 또 다른 개구리 등 냉혈동물의 여러 흔적을 연달아 발견했다.해가 지고 한 시간이 지났을 무렵 에즈라의 외침이 숲에 울려 퍼졌다. “탈라시누스! 탈라시누스!” 나무둥치에 붙어 자라는 파인애플과 식물의 잎사귀 사이에서 드문드문 무지갯빛으로 반짝이는 초록색 비늘이 그의 눈에 띈 것이다. 이 비늘은 일부 파충류 애호가들 사이에서 보통 메렌돈야자살무사 또는 탈라시누스로 불리는 보트리에키스 탈라시누스라는 특정 종의 것이었다.
형광 연두색 몸통에 검은색과 청록색, 회색, 때로는 분홍색 줄무늬가 드문드문 나 있는 탈라시누스는 강력한 매력으로 ‘허퍼’, 즉 파충류와 양서류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탈라시누스의 매력 중 하나는 연구원들이 녀석들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다는 점이다. 이 종은 관찰할 때마다 새로운 사실을 드러낸다. 탈라시누스는 80cm 이상의 크기로 자랄 수 있으며 개구리와 쥐, 그 밖의 작은 야행성 생물들을 잡아먹는 것으로 여겨진다.
메렌돈야자살무사는 온두라스 서부와 과테말라 동부의 열대 운무림에만 서식하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이 숲들은 삼림 벌채로 인해 점점 더 위협을 받고 있다. “커피는 암적인 존재입니다.” 알렉산데르 알바라도는 말한다. 현지에서 탐조 안내인으로 일하는 알바라도는 열정적인 허퍼로 거듭나면서 현재는 온두허프의 이사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환금 작물인 커피는 탈라시누스가 번성하는 곳과 같은 고도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운무림이 커피 농장으로 대체돼가고 있다. 비정부 기구 ‘글로벌 포레스트 워치’의 추산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24년 사이에 온두라스는 습윤 원시림의 25%를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