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 숨겨진 하늘길
글 : 톰 밴더빌트 사진 : 피트 모니
지구상에서 가장 혼잡한 항로 중 하나를 오가는 비행기들의 보이지 않는 흐름을 시각화하다.
모든 것은 반딧불이에서 시작됐다. 2010년대 초, 사진작가 피트 모니는 미국 뉴욕주 티볼리의 허드슨강 인근에 자리한 자택에서 단순하지만 까다로운 목표 하나를 세웠다. 바로 집 뒤뜰을 날아다니는 반딧불이의 모습을 완벽하게 사진기에 담아내는 것이었다. 빛을 깜빡이며 빠르게 날아다니는 반딧불이의 궤적을 포착하기 위해 모니는 천체 사진술에 사용되는 ‘이미지 스태킹’ 기법을 활용했다. 이 기법은 노출이 부족한 사진을 여러 장 합쳐 노이즈를 줄이는 방식이다. 그리 어려운 작업 같지는 않았다. 모니는 밤하늘을 향해 렌즈를 열어놓고 반딧불이와의 공동 작업에 들어갔다. “비록 내 협력자는 그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지만 말입니다.” 그는 농담 삼아 말했다. 하지만 그는 계속해서 골치 아픈 문제에 부딪혔다. 사진마다 끼어드는 성가신 비행기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관한 문제였다.하지만 그 문제는 뜻밖의 깨달음을 안겨줬다. 뉴저지주 몬트클레어에서 10대 시절을 보낸 모니는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절벽에 올라가 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을 끊임없이 오가는 비행기들을 구경하곤 했다. 그는 언젠가 비행기의 궤적을 사진기에 담아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품었다. “하지만 그때는 돈도 기술도 없었어요. 사실상 가진 게 아무것도 없었죠.” 그는 말한다. 그로부터 거의 40년이 흐른 지금 장비와 기술력을 갖추게 된 그는 다시 그 언덕에 올라가 비행기의 궤적을 담아낼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모니는 이렇게 흩어져 있어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 항공기의 움직임을 극적인 빛의 궤적으로 담아내기 위해 위장 처리한 사진기를 삼각대에 고정시킨 후 몇 시간 동안 같은 위치에 세워둔다. 그렇게 수백 장, 때로는 수천 장의 사진을 촬영한 뒤 후보정 과정에서 이를 한 장의 사진으로 합성한다. 어떤 사진에는 같은 이륙 경로를 따라 날아오르다가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방향을 트는 비행기들의 굽이진 궤적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또 어떤 사진에는 초록색, 흰색, 빨간색 등 성탄절을 연상시키는 빛줄기가 종종 담기는데 이는 디지털 시대에도 조종사들이 여전히 사용하는 물리적 항법 장치를 나타낸다. 기체의 오른쪽 날개에는 초록 불이, 왼쪽 날개에는 빨간 불이, 꼬리 쪽에는 흰색 미등이 항상 켜져 있기 때문이다. 또한 착륙하는 비행기가 남긴 곧은 빛줄기가 별들이 그리는 둥근 궤적과 함께 찍힌 사진들도 있다.
긴 밤샘 촬영은 이러한 작업을 가능케 하는 동시에 훨씬 더 까다롭게 만든다. 비행기는 일정한 규칙에 따라 움직일 것 같지만 장노출 촬영을 할 때는 거의 모든 것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 있다고 모니는 말한다. 그는 “피사체를 직접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이 이 작업의 매력 중 하나라고 이야기한다. 강한 돌풍 때문에 항공 관제사가 사용 중인 활주로를 바꿀 수도 있고 호기심 많은 경찰관이 다가와 도대체 뭘 하고 있냐고 물어볼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니에게 이런 모든 과정은 “혼돈처럼 보이는 상황에 일종의 질서를 부여하려는” 가치 있는 노력의 일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