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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의 모든 동물을 담다

글 : 데빈 고든

20년 전, 야생동물 사진작가 조엘 사토리는 인간이 돌보고 있는 모든 생물종을 사진으로 기록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후로 사토리는 현재까지 무려 1만 8000종에 이르는 생명체를 사진기에 담았다. 하지만 그의 포토 아크 프로젝트가 추구하는 보전의 가치와 의미는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포토 아크는 사진작가 조엘 사토리(64)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동물을 한 종씩 기록하기 위해 추진해온 헌신적 여정이다. 본 협회가 지원하는 이 거대한 동물 기록 프로젝트는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이 때문에 사토리는 현대판 노아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는 종교가 아닌 과학적 관점을 바탕으로 노아처럼 생명체 하나하나에 차별 없이 애정을 쏟는다. 사토리의 작업실에서 근무하는 팀원들은 화려한 동물이든 볼품없는 동물이든 크든 작든 매일같이 한 종씩 기록해나가며 모든 종을 빠짐없이 포착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최대한 많은 동물을 더 늦기 전에 기록으로 남기겠다는 목표 아래 팀원들은 그저 할 일을 묵묵히 해나갈 뿐이다.
 
조엘 사토리는 수십 년간 전 세계의 외진 지역을 찾아다니며 생물학자 및 환경 보호 단체와 두터운 신뢰를 쌓아왔다. 이 사진은 미국 알래스카주의 토기악 국립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해변을 빼곡히 메운 바다코끼리들을 담은 것이다. 사토리는 낮잠을 자는 척하며 녀석들과 사진을 찍었다.
ERIN HARVEY
2006년, 사토리가 소위 ‘포토 아크’ 프로젝트에 처음 소개한 동물은 벌거숭이두더지쥐였다. 그는 링컨 어린이 동물원의 주방에서 털이 없고 앞니만 툭 튀어나온 이 설치류를 촬영했다. 본 협회의 탐험가이기도 한 사토리는 이렇게 보잘것없고 특이하게 생긴 동물이 프로젝트의 첫 주자로 오히려 매우 적절했다고 말한다. 그 후로 사토리가 모은 동물 사진은 1만 8000장을 훌쩍 넘는다. 주로 보호구역이나 인간의 보살핌 아래 살아가는 동물들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중 대다수는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는” 동물들이다. “북극곰이나 호랑이처럼 유명한 동물이 아니에요. 잉엇과의 작은 물고기나 참새, 나무 꼭대기나 흙 속에 사는 생명체들이죠. 평소에는 사진 찍힐 일이 거의 없는 존재들 말입니다.” 사토리는 말한다.

예를 들어 뉴기니섬에 사는 화려한 극락조를 촬영하러 먼 길을 떠날 때도 사토리와 열정적인 팀원들은 도중에 여러 번 멈춰 서서 현관 불빛 아래 모여든 곤충이나 우연히 누군가의 어깨에 내려앉은 나방까지도 촬영한다. 이런 긴 여정들도 실은 늘 시간과의 싸움이다. 이 프로젝트에 포함돼 있는 많은 동물들이 멸종위기에 내몰리고 있어서다. 실제로 사토리가 마지막 남은 개체를 촬영한 직후 영영 자취를 감춘 종도 있었다. 주먹만 한 크기의 파나마청개구리 ‘터피’가 바로 그러한 사례다. 터피는 미국 애틀랜타 식물원에 영구 주차된 은색 트레 일러 ‘프로그팟’에서 최소 12년을 살았다. 터피가 속한 랩스청개구리 종은 파나마 산악 지대에 살던 수십 종의 다른 양서류들과 함께 지난 20년간 항아리곰팡이에 시달리다 멸종하고 말았다. 터피는 애틀랜타로 옮겨져 살아남았지만 파나마의 밤하늘에 울려 퍼지던 그 종만의 독특한 구애 울음소리는 누군가 녹음할 틈도 없이 영원히 사라지고 말았다.
 
사토리는 경력 초기에 볼리비아의 마디디 국립공원에서 카이만과 맞닥뜨린 적이 있다. 이후 사토리는 인간이 돌보는 동물들에 초점을 맞춰 포토 아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JOEL SARTORE WITH ROSA MARIA RUIZ
터피를 촬영하던 날, 사토리는 양서류 보전 전문가 마크 맨디카에게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개체를 돌본다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물었다. “매일 아침 출근할 때마다 속이 울렁거립니다. 오늘이 바로 그 마지막 날이 될까 봐 두렵거든요.” 맨디카는 답했다. 몇 달 후 비가 내리던 어느 날 아침, 맨디카가 프로그팟 앞에 도착했을 때 지금껏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소리가 들렸다. 사토리의 표현을 빌리자면 “개가 짖는 듯한 소리”였다. 맨디카는 그 소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개구리는 비가 오면 구애하며 짝짓기를 시도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터피도 젖은 공기 냄새를 맡고 빗소리를 듣자마자 반응했던 것 같아요.” 사토리는 설명한다. 맨디카는 휴대전화로 간신히 10초 정도의 울음소리를 녹음하는 데 성공했다. 그로부터 2년도 채 지나지 않은 2016년에 터피는 죽고 말았다. 터피가 죽기 전해 인 2015년, 바티칸 시국의 성 베드로 대성당 외벽에는 포토 아크 프로젝트를 통해 촬영한 터피의 모습이 투사됐고 개 짖는 소리 같은 울음소리까지 교황을 포함한 청중에게 공개됐다. 포토 아크가 자연 보전 분야에서 널리 알려지면서 사토리는 이 이야기를 강연과 학회, 모금 행사에서 자주 들려준다. “멸종이란 바로 이런 모습이기 때문”이다. 사토리는 이 표현을 입버릇처럼 자주 되풀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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