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난초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
글 : 알렉산드라 마바르 사진 : 후아니타 에스코바르
수많은 종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지금, 한 독특한 식물학자가 자신이 모아온 방대한 난초들을 과학 연구에 활용할 자산으로 바꿔놓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마스데발리아의 길게 늘어진 꽃잎을 만져보면 마치 살결 같은 묘한 감촉이 느껴진다. 꽃잎처럼 보이는 꽃받침에서는 촉수 같은 긴 꼬리가 늘어져 있으며 그 색은 짙은 적갈색과 산호색, 노란색이 뒤섞여 마치 썩어가는 과일을 연상케 한다. 이 모습만 보면 파리가 진수성찬으로 착각할 법하다. 콜롬비아의 빠르게 사라져가는 운무림에서만 자라는 이 독특한 난초는 수천만 년 동안 수분 매개자를 유인하는 능력 덕분에 살아남았다. 하지만 오늘날 이 난초의 수분 매개자는 돋보기안경을 낀 64살의 한 남자다.
서식지 파괴와 암시장 거래로 전 세계에 알려진 3만여 종의 난초 중 절반가량이 멸종위기에 처했다. 이런 상황에서 피에드라히타처럼 개인이 소장한 난초들은 매우 귀중한 자원이 된다. 연구와 증식, 훗날 야생 복원에 활용할 수 있는 유전적 자원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다만 유일한 문제는 개인 수집가들이 어렵게 터득한 재배 기술을 감추려 하고 표본의 출처에 대해 조사를 받는 것 역시 주저한다는 점이다.
지난 30년간 상업용 화훼 재배업에 종사해온 피에드라히타는 2000년대 초반 난초에 푹 빠지게 됐다. 콜롬비아 절화 산업의 중심지인 라세하 마을에 아내와 함께 수국 농장을 세운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다. 콜롬비아는 전 세계 난초 종의 약 20%가 자생하는 곳으로 그 어떤 나라보다도 다양한 난초를 보유하고 있다. 그중 대부분은 착생 식물로 땅에서 자라는 대신 특수한 뿌리를 이용해 나무에 달라붙어 살아간다. 피에드라히타는 콜롬비아 야생 지대로 탐조 여행을 다니다가 난초를 우연히 발견하고는 그 교묘한 적응 방식에 완전히 매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