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 속 신비한 숲
글 : 마이클 애드노 사진 : 맥 스톤
미국 플로리다주의 외딴 습지 깊숙한 곳에서 우뚝 솟은 낙우송 군락이 외부인들은 좀처럼 볼 수 없는 경이로운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저 멀리 지평선 위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 나무들은 마치 연둣빛 경기장 같았다. 높이 솟은 이 나무 군락은 어느 고립되고 비밀스러운 습지를 알리는 표식으로 미국 플로리다주 남부에서 6000년에 걸쳐 이어지고 있는 자연의 상호 작용이 남긴 흔적이었다. 대개 도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보이는 이 기묘한 나무 집단은 ‘낙우송 돔’으로 알려져 있다. 낙우송 돔은 에버글레이즈 습지의 중추 신경계라 할 수 있는 핵심 수로, 즉 오키초비호에서 플로리다주 남단까지 이어지는 폭 80km의 거대한 물길 가장자리에 형성돼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곳은 아열대 경계 지대 깊숙한 곳에 자리한 미지의 군도다. 이 돔에 들어가본 사람들은 그곳이 다소 으스스할 뿐 아니라 심지어 초자연적이라고 말할 것이다. 지난 3월, 나는 마이애미에서 서쪽으로 80km 떨어진 ‘게이터 훅’이라는 도보 여행길의 거친 암반 지대를 걷고 있었다. 작은 나무들이 모여 있는 곳을 조심조심 헤치고 나간 나는 낙우송 돔의 중심부 속으로 발을 들였다. 그곳은 수십 년 동안 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은 생태학적 수수께끼의 근원지였다.
돔이 있는 남쪽으로 방향을 틀자 그 둘레를 에워싸고 있는 나무들 위로 나비난초와 틸란드시아가 보였다. 그리고 습지의 가장자리를 이루는 왜소한 낙우송들 사이의 빈 공간을 통해 안으로 들어서자 거대한 낙우송들에 둘러싸였다. 고대 미국 삼나무를 떠올리게 하는 밑동은 청록색과 자홍색 이끼로 뒤덮여 있었고 나무껍질에는 자홍색과 연녹색, 연보라색 등의 은은한 꽃을 피우기 시작한 틸란드시아가 풍성하게 매달려 있었다. 그 순간 나는 빅사이프러스 원주민 보호구역 북쪽에 있는 한 돔을 처음 홀로 걷던 때가 생각났다. 순수한 경외감과 두려움, 퓨마나 물뱀이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것만 같은 그 섬뜩한 느낌이 떠오른 것이다. 난초와 파인애플과 식물로 가득 차 환히 빛나던 그 초록빛 그림자 같은 공간은 나만의 비밀처럼 오랫동안 내 기억에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