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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물고기 떼의 대이동

글 : 보이스 업홀트 사진 : 맥 스톤

개체수를 회복한 숭어 떼가 미국 남부 앞바다에서 펼치는 연례 이동은 신비로운 장관일 뿐 아니라 자연 보전의 성공 사례이기도 하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해안에서도 녀석들이 몰려오는 모습이 보인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검은 띠, 바로 미국 플로리다주의 멕시코만과 대서양 연안의 해변을 따라 이동하는 은빛 숭어 떼다. 해마다 가을과 겨울이면 숭어는 몇 주 동안 이동을 시작한다. 무리에 합류하는 숭어의 수는 100만 마리에 달하기도 하며 대열의 폭은 최대 12m, 길이는 1km에 이른다. 이동하는 숭어 떼의 모습은 꿈틀거리는 바다 괴물 같기도, 둥둥 떠다니는 기름띠 같기도 하다.

숭어의 연례 대이동은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눈에 확연히 보이는 해양생물의 이동에 속한다. 사진작가이자 본 협회의 탐험가인 맥 스톤은 그 장관을 온전히 담아내기 위해 에버글레이즈 습지 남쪽의 맑은 물속으로 들어가 수백만 마리의 숭어 사이에서 프리다이빙(호흡 장비 없이 무호흡 상태로 수중에서 하는 활동)을 하기로 결심했다. 이는 정신이 아득해지는 경험이었다. “아무것도 볼 수가 없죠. 수평선도, 시선을 고정할 기준점도 없어요. 그저 물고기로 이뤄진 벽만 있을 뿐입니다.” 스톤은 말한다.
 
물수리 같은 바닷새들도 숭어 떼의 대이동으로 풍부한 먹잇감을 얻는다. 물수리는 갓 낚아챈 물고기를 쥐고 날아갈 때 공기 저항을 줄이려고 물고기의 머리를 비행 방향과 일직선으로 맞춘다.
숭어에 대한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녀석을 보잘것없는 미끼용 물고기로 알고 있다. 과학자들조차 숭어를 다소 경멸적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한 정부 보고서에서는 숭어를 “두툼한 몸통”에 “뭉툭한 주둥이”를 지닌 어종으로 묘사했다. 몸길이가 약 30cm인 숭어는 전 세계의 열대·아열대·온대 해역에서 발견되는 저서성 어류다. 거대한 무리를 지어 다니는 습성 때문에 잡기가 쉬워 오래전부터 해안 지역에서는 숭어가 값싼 단골 식재료였지만 그 기름진 살에서 흙내가 난다는 이유로 꺼리는 사람들도 있다.

오늘날 플로리다주 연안에서 볼 수 있는 숭어 떼의 인상적인 대이동은 부분적으로 한 선제적인 정책이 미친 영향력을 보여주는 증거다. 약 30년 전 플로리다주 당국이 한때 대량 포획을 가능케 해준 수중 그물 ‘자망’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자 그 이후로 숭어 개체군이 회복된 것이다. 플로리다주에서 상업적 목적의 숭어 어획량이 줄어들면서 숭어 떼의 이동은 더욱 장관을 이루게 됐다고 오랫동안 그 광경을 지켜봐온 일부 사람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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