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악어, 커다란 영향
글 : 벤 골드파브 사진 : 로빈 해먼드
가봉의 깊은 동굴들 속에서 맷 셜리는 이 신비로운 육식 동물이 어떻게 적응의 한계를 끊임없이 뛰어넘고 있는지 밝혀냈다.
맷 셜리가 박쥐 배설물 냄새가 진동하는 어두운 동굴 속으로 손전등을 비추자 수십 쌍의 눈이 그를 향해 반짝였다. 때는 2010년으로 셜리는 아반다 동굴 군락, 즉 가봉 해안의 열대 우림에 형성된 미로 같은 석회암 동굴을 조사하던 프랑스 출신의 과학자 집단에 합류한 터였다. 셜리는 자신이 속한 탐사대가 악어들에 둘러싸여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보통 사람이라면 등골이 오싹해질 상황이었지만 미국 플로리다국제대학교의 보전생태학자인 셜리는 바로 이 순간을 위해 가봉을 찾아온 것이었다. 이 악어들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악어 종이자 셜리가 아프리카에서 진행하던 박사 연구의 대상이기도 한 아프리카난쟁이악어였다. 탐사대가 더 깊은 동굴 속으로 들어가던 중에 놀랍게도 동굴 탐험가 중 한 명이 길이 약 1.5m짜리 악어와 정면으로 마주쳤다. 대원들은 그 악어를 조심스럽게 지상으로 끌어올려 몸에 묻은 때를 씻어낸 뒤 녀석을 얼빠진 듯 바라봤다. 대부분의 난쟁이악어가 칠흑처럼 새까만 데 반해 이 악어는 밝은 주황색을 띠었기 때문이다.
호박색을 띠는 가봉의 동굴 생물들은 특히 기이하지만 모든 난쟁이악어는 그 자체로 놀라운 존재다. 이 생물은 회복력이 강하고 적응력이 뛰어나며 악어류에 관한 통념을 깨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난쟁이악어는 몸길이가 평균 약 1.5m에 불과한 온순한 동물로 밤이면 굴에서 나와 게, 개구리, 노래기 등을 쫓아 재빠르게 움직인다. 이렇게 몸집을 작게 유지하는 생존 전략은 난쟁이악어에게 큰 이점으로 작용했다. 난쟁이악어는 서아프리카 해안부터 아프리카 내륙에 이르는 지역에 분포하며 다양한 생태계에서 번성한다. 하지만 오늘날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의 많은 사람들에게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인 이 악어는 상업적 남획과 서식지 파괴로 인해 위협을 받고 있다. 이러한 보전 문제를 한층 더 악화시키는 것은 작고 은둔 생활을 하는 이 파충류에 대한 연구 자금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셜리는 아프리카 전역의 과학자들과 함께 수년간 난쟁이악어의 은밀한 삶을 조명하는 데 힘써왔다. 그들은 특히 아반다 동굴계에 주목했다. 그곳의 지하에 사는 파충류들은 이 종이 얼마나 끈질긴 생명력을 가졌는지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셜리와 그의 동료들은 처음 그 동굴들을 탐사한 후 여러 해 동안 그곳에 사는 악어들이 난쟁이악어속 중 어떤 종에 해당하는지 이해하고자 했다. 셜리는 아프리카 전역의 개체군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전의 조사를 통해 이 속을 세 개의 근연종으로 나눈 바 있었다. 수년에 걸친 유전자 검사 끝에 그는 이 동굴계의 악어들이 인근의 숲에 사는 악어들과 완전히 다른 별개의 개체군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세월이 지나면 언젠가 이 개체군은 아예 새로운 종으로 갈라져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악어들의 가장 독특한 특징인 그을린 주홍빛 피부색은 유전자와 관련이 없었다. 셜리는 아반다 동굴계의 악어들이 산성을 띠는 박쥐 배설물에 너무도 오랫동안 노출돼 있다 보니 사실상 가죽이 구릿빛으로 변한 것이 아닌지 의심한다.
아반다 동굴계 밖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해마다 상업적인 사냥꾼들은 외딴 숲에서 잡은 난쟁이악어 수만 마리를 식용으로 아프리카의 도시들에 실어 보낸다. 연구원들은 이 악어들이 유럽과 북아메리카로 밀수되는 사례도 기록했다. 더 큰 문제는 삼림 벌채와 농업, 광산업으로 인해 서식지가 감소하고 있는 것이라고 가나의 보전생물학자 에마뉘엘 아모아는 덧붙인다. 서식지 감소로 많은 개체군이 “크게 줄어든 상태에 놓였다.”
하지만 정확히 얼마나 줄어들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른 대형 악어류를 조사하는 방식, 이를테면 밤에 수로를 비춰 반짝이는 눈을 찾는 것은 난쟁이악어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녀석들은 큰 강에서만큼 작은 습지에서도 잘 살기 때문이다. 셜리의 탐사대는 녀석들의 개체수를 더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새로운 조사 방법을 고안해냈다. 숲속에 설정한 일정한 간격의 직선 경로를 따라 걸으면서 악어들을 세는 방법도 그중 하나다. 조사 결과 콩고의 일부 개체군은 무분별한 사냥에도 끄떡없을 만큼 개체수가 풍부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셜리는 콩고의 악어 사냥꾼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사냥꾼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셜리가 자신들의 거래 방식을 관찰해 거래의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셜리의 탐사대는 야생동물보전협회 콩고 지부의 과학자들과 협력해 마을들의 악어 포획량을 집계하고 사냥꾼들의 수색 작업에 동행하며 이들에게 위치 추적기(GPS)를 지급해 악어 포획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했다. 이들은 궁극적으로 정부가 허가제를 도입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총 포획량을 제한하고 사냥꾼들이 중개인을 거치지 않고 시장에 직접 판매하게 함으로써 포획꾼들이 악어를 더 적게 잡아도 그에 합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아직 시행 전이기는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많은 지역 주민들에게 지속가능한 생계 수단이 돼줄 수 있을 것이라고 셜리는 말한다.
실제로 이 작은 악어들에게 미래가 있다면 이는 이 악어들이 그만큼 인간에게 중요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어떤 방식이나 형태로든 사람들에게 중요한 종들은 우리가 실제로 보전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종인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아끼기 때문이죠.” 설령 그 종이 세상에서 가장 작디작은 악어라 할지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