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가 녹고 있다
글 : 로버트 쿤직 사진 : 제임스 베이로그
빙하는 원래 아주 천천히 전진했다가 후퇴하기를 반복한다. 하지만 지금, 빙하가 바로 우리 눈앞에서 녹아내리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빙하는 사나운 야수와 같다. 산업혁명 이전 시대의 사람들은 빙하를 늑대만큼이나 두려워했다. 하지만 19세기 후반에 이르러 빙하는 관광 명소가 됐다. 해마다 여름이면 스위스 벨베데레 호텔 옆으로 뚫어놓은 굴을 따라 론 빙하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때부터 산업화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언젠가 이 세상은 빙하가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곳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빙하가 예측 불가능한 야수로 남아 있다.
빙하는 숨을 쉰다. “빙하라는 야수는 겨울에는 숨을 들이쉬어 몸집이 부풀어오르고, 여름에는 숨을 내뱉어 홀쭉해지죠.” 스위스 프리부르대학교 소속 빙하학자 마티아스 후스는 말한다. 8월 론 강에 흐르는 강물의 25%는 빙하가 녹은 물이 흘러온 것이다.
빙하는 움직인다. 일정 수준의 무게를 넘어선 얼음은 그 자체로 흐를 수 있다. “움직이지 않는 얼음은 정체 빙하라고 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빙하라고 보기는 어렵지요.” 미국 몬태나 주 글레이셔 국립공원에서 크기가 많이 줄어든 흰색 얼음덩이를 가리키며 댄 패그리가 말한다. 그는 기후변화 생태학자로 이곳에서 20년째 근무하고 있다. 100년 전만 해도 150개에 달하던 활성 빙하의 숫자는 현재 25개에 불과하다. 그중 상당수는 지도에 표기되기도 전에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