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에서 개까지
야생에서 떠돌던 개들은 사람 곁에 살면서 먹이 주는 손을 물어뜯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배웠다. 사람이 개를 길들이게 된 시점에서부터 오늘날 수백 종류의 개들이 탄생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본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약 1만2000년 전, 지금의 이스라엘에서 수렵채취 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손에 강아지를 안고 있는 시신을 매장했다. 이 동물이 개인지 늑대인지 판별하기는 어렵지만, 여하튼 이 유골은 사람이 개를 길들이기 시작했음을 알려주는 가장 오래된 화석 중 하나다. 과학자들은 개를 길들이기 시작한 시점이 약 1만4000년 전이라고 추정하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인간이 늑대 새끼들을 데려다 키우면서 덜 공격적이고 음식을 잘 얻어먹는 녀석들이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는가 하면, 인간이 버린 쓰레기더미를 보금자리 삼아 적응하면서 스스로 길들여졌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즉 쓰레기를 뒤져 먹던 개과(科) 동물들 중에서 사람을 비교적 덜 겁내는 녀석들이 계속 머물렀을 것이고 그 자손들도 점점 사람에게 순종하게 됐을 것이라는 얘기다. "단 한 가지 특성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죠. 바로 사람들 근처에서 먹고 살 수 있는 능력 말입니다." 생물학자 레이먼드 코핀저의 말이다. 늑대와 개의 DNA 구조는 별반 다르지 않다. 분자 수준에서는 변화가 거의 없었다는 의미다. 개는 인간과 더불어 진화했으며 인간 없이는 살 수 없다. 심지어 동네를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뒤져 먹고 사는 '야생' 개들조차 사람과 가까운 곳에서 생활한다. 인간과 개는 워낙 친밀하기 때문에 개가 특별한 동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생물학자 제임스 서플은 "집에서 기르는 개는 인간도 아니고 짐승도 아닌 중간적인 존재"라고 쓰고 있으며, 고대인들은 개를 산 자와 죽은 자를 연결시켜주는 사자(使者)로 여겼다. 오늘날에는 인간에게 위험할 수도 있는 실험에 개를 많이 이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