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발자취를 따라서
두 대의 경비행기와 확고한 결단력으로 무장한 탐험가이자 자연보호론자 J. 마이클 페이가 사상 최초로 이 거대한 대륙에 미친 인간의 영향력을 기록하기 위해 비행 탐사에 나섰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니제르 중부에 위치한 오래된 교역 도시 아가데즈 바로 북쪽으로 광대한 잿빛의 산악지대인 아이르 대산괴가, 마치 크림빛 바다에 떠 있는 석탄 바지선 같은 모습으로 사하라 사막에 우뚝 솟아 있다. 아이르의 봉우리와 고원들은 오랜 세월에 걸쳐 여러 종류의 암석, 즉 마그마가 관입(貫入)한 환상암맥(環狀岩脈), 화강암질 관입암, 고생대 사암, 그리고 최근 유출된 용암 등이 뒤섞여 형성되었다. 하지만 이런 지질학적 용어를 쓰지 않고 그저 전체적인 인상을 말하자면, 이곳은 건조하고 어두우며 가파르고 거대한 산맥이다. '코리스'라 불리는 작은 협곡들은 유수의 침식작용에 의해 형성됐지만 건기에는 모래만 가득하다. 높은 바위턱 위에 난 오래된 발굽 자국들은 이곳이 한때 바바리양의 서식지였음을 보여 준다. 바바리양은 강인한 종이지만 현재는 북아프리카 대부분 지역에서 멸종되었거나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이는 서식지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사냥 때문인 듯하다. 이 산악지대에는 포장도로도 없고 사람이 정착해 사는 부락도 거의 없다. 좀 더 큰 코리스의 경사면을 따라 나 있는 사륜구동차의 바퀴 자국들이 인간의 존재를 드러내고, 그 밖에 보이는 주요 흔적으로는 낮은 산기슭에 드문드문 보이는 이글루처럼 생긴 돌무더기들이 있다. 이 무더기들은 각각 하나의 고분이다. 외딴 곳에 있고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도굴꾼들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또한 저공 비행할 때 가장 잘 보이는데, 이것이 바로 J. 마이클 페이가 12월의 어느 온화한 날 아침, 이 고분들을 발견한 방법이다. 당시 그는 동료 세 명과 함께 경비행기 '세스나 182'를 타고 아이르 대산괴의 북동쪽 변두리로 접근하고 있었다. 자료 수집을 위해 특별히 개조된 이 주홍색 세스나에는 호출 부호인 'G-OWCS'가 적혀 있는데, 끝의 'WCS'는 페이가 소속해 있는 협회이자 20년간 그의 아프리카 탐사를 지원해 온 야생생물보호협회(WCS)를 기리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조종석에는 젊은 오스트리아인 조종사 마리오 쉬어러가, 오른쪽 조수석에는 디지털 기기와 케이블들이 어지러이 널려 있는 가운데 페이가 앉아 있다. 세스나는 지형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듯 원을 그리며 돌다가 날개를 기울이기도 하고 높은 협곡들을 통과하며 힘차게 상승해서는 봉우리들을 양쪽에 눈높이로 둔 채 비행하기도 한다. 오른쪽 문에 장착된 고해상도 디지털 카메라는 땅의 모습을 20초마다 자동으로 수직사진(사진기 축을 지표면에 수직으로 하여 촬영한 항공사진)에 담는다. 정확한 시간, 위도, 경도, 고도가 기록된 GPS 데이터를 담고 있는 각각의 사진들은 페이의 무릎 위에 놓인 휴렛-팩커드 태블릿 PC로 전송된다. 이 PC를 통해 그는 간단한 메모를 추가할 수 있다. 그의 왼쪽 팔꿈치 밑에도 또 다른 태블릿 PC가 놓여 있는데, 비행 경로를 따라 지도 화면이 움직이고 있다. 페이의 눈길은 PC 화면들과 세스나 밑으로 지나가는 지대 사이를 부단히 오간다. 이 비행기의 내부 공간은 폭스바겐의 소형차 비틀 정도다. 두 개의 좌석 뒤에는 용접한 알루미늄 상자처럼 생긴 80리터 보조 연료탱크가 놓여 있는데, 이것은 밀림이나 사막을 장거리 비행할 때, 그리고 비행에 동행하겠다며 멋모르고 이 비좁은 비행기 안에 끼어 탄 사람이 엉덩이를 붙일 만한 자리로 유용하다. 바로 이 '바보용 벤치'에 앉아 있는 내 옆에 또 한 사람이 끼어 앉았는데, 그의 이름은 모리스 아스카니로 체구는 작지만 꽤 흥분을 잘해 그의 엉덩이 공간보다도 성격을 위한 자리가 꽤나 많이 확보돼야 하는 사람이다. 아스카니는 니제르의 야생동물에 푹 빠져 있는 프랑스 태생의 나이지리아인이다. 'SOS 폰 뒤 니제르(니제르의 동물군을 구하자)'라는 현지 자연보호단체의 홍보 담당자인 그는 30년 넘게 니제르의 사하라 오지를 탐험했다. 그는 이번 한 주간 페이의 전문 현지 안내인이자 협력자로 일할 적임자다. 많은 경험에도 불구하고 그의 마음은 늘 새로웠다. 그는 마치 처음 보는 양, 창 쪽으로 목을 길게 빼고는 산지를 훑어본다. 그리곤 간혹 "저것 좀 보세요!"라며 팔꿈치로 나를 쿡쿡 찌르거나 몸을 앞쪽으로 홱 기울여 조종사에게 뭔가 큰소리로 알려 준다.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한다는 점 외에 그가 우리 셋과 다른 점이 있다면, 세스나가 '아라카오'라는 지점으로 접근할 때 무엇이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그는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곳은 북위 18도 55분, 동경 9도 34분 지점으로 내 지도에는 대산괴 동쪽 사면의 작고 외딴 지명에 불과하지만 아스카니는 직접 그곳을 가 보았다. 그곳에 점점 다가가고 있을 때 나는 비록 알루미늄 탱크 위에서 엉덩이가 아파 눈치는 못 챘지만, 그는 기대감으로 엉덩이를 들썩였는지도 모른다. 어느새 우리는 그곳에 당도했다. 동쪽으로 펼쳐진 광활한 사막을 바라보던 우리는 놀라운 장관을 보게 되었다. 마치 거대한 암벽 앞에 늘어선 카키색 공룡 무리처럼 우뚝 솟은 모래언덕들이 대산괴의 동쪽 사면을 따라 무리지어 있었던 것이다. 아이르 대산괴의 짙은 색 봉우리들과는 전혀 딴판인 이 모래언덕들은 아주 다른 종류의 산들이다. 황갈색과 옅은 분홍색을 띠고 있고 알갱이들로 구성된 우아하고 비단결같이 부드러운 이 산맥은, 니제르 북동부에서부터 250km 거리에 걸쳐 평평한 지형을 따라 부는 바람이 모래알들을 하나하나 이곳에 쌓아올려 피라미드 형태의 봉우리들, 칼로 벤 듯 날카로운 산등성이, 굽은 등줄기, 물결치는 사면들로 조각해 놓은 것이다. 어떤 모래언덕들은 높이가 최고 275m에 이르기도 한다. 높고 웅장하면서도 섬세하며 무리 지어 있는 이 언덕들은 계속 흘러내리고 또 계속 다시 쌓이면서 역동적으로 이곳에 머문다. 페이는 스타일러스 펜으로 태블릿 PC에 '매혹적인 모래산들'이라고 적어 넣는다. 그가 찍은 수직사진들이 이 메모에 관해 더 많은 것을 보여 줄 것이다. 마리오는 한쪽 날개를 기울여 기체를 회전시키면서 그 사막을 빠져 나온다. 감탄하며 뒤를 돌아보는 우리의 눈에 대산괴를 배경으로 모래언덕들의 밝은 윤곽이 들어온다. 어둡고 뾰족뾰족한 배경과 대비되는 밝고 부드러운 모래사막들이 흡사 빙하처럼 고지로부터 서서히 쏟아져 내리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주변을 다시 선회한다. 세 개의 GPS 장치(두 개는 페이의 PC 두 대에, 하나는 비행기에 장착돼 있다.)가 우리의 선회 항로를 추적한다. 문에 장착된 카메라는 계속 찰칵대며 사진을 찍는다. 페이의 손에 들려 있는 또 다른 카메라는 열린 창 밖의 풍경들을 찍는다. 사막풍이 조종실을 가득 메운다. 그리고 나는 아스카니가 내 갈비뼈들을 찌르지 않는 사이를 틈타 두서없는 생각들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산처럼 쌓인 모래들과 산처럼 쌓인 자료들에 대해. 이런 비유가 과학적이지 않다는 것은 나도 안다. 하지만 나는 과학자가 아니다. 아라카오에는 지속적인 힘에 의해 모인 조그만 알갱이들 말고는 아무것도 없지만, 이 두 요소가 빚어 낸 결과는 매우 중요하며 거대하다. 페이에 대해서는? 그는 자신만의 아라카오를 만들어 내려 하고 있다. 오늘은 우리가 니제르에서 공중 탐사를 시작한 지 10일째 되는 날이자, 페이와 그의 주조종사 피터 라그가 최근 이 위험천만한 생태학적 답사를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비행장을 이륙한 지 187일째 되는 날이다. 페이는 이번 탐사의 이름을 '메가트랜섹트(아프리카 도보 횡단: 2000년 10월 호, 2001년 3월 호, 2001년 8월 호 참조)'와 상응하는 말로 '메가플라이오버(아프리카 비행 대장정)'라 지었다. 비행 탐사라고 해서 이 '밀림 소년' 페이가 나약해진 것은 아니다. 걷는 대신 경비행기로 다니고, 하루 5~10km의 여정 대신 수백 킬로미터를 가로지르고, 검은 물의 늪지대와 가시 덤불을 힘겹게 헤쳐 나가는 대신 젖지 않은 상태로 상공에 가만히 앉아 있다고 해서 이것이 실제로 더 안전하고 편안해진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그저 범위가 넓어진 것뿐이다. '메가트랜섹트'는 중앙 아프리카 지역에 남아 있는 원시림 가운데 일부 지역을 장기간에 걸쳐 도보로 횡단한 것이었던 반면, '메가플라이오버'는 케이프타운에서 모로코의 탕헤르까지 아프리카 대륙의 상당 부분을 네 잎 클로버 모양으로 지그재그를 그리며 저공 비행하는 마라톤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여행 방식과 지리적 탐사 범위에는 차이가 있어도 '메가플라이오버'와 '메가트랜섹트'의 목적은 비슷하다. 야생의 상태 및 인간이 초래한 변화의 추이를 보여 주는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다. 풍부하면서 체계화된, 계속 축적될 자료를 말이다. 늘 부단히 활동을 벌이는 개인주의자지만, 놀랍게도 탁월한 정치 감각을 지닌 페이는 적어도 세계가 생태계와 천연자원에 대해 인식하고 사용하는 방법을 변화시키길 바라고 있다. 인구 밀도가 높아 사람들이 자연계에 지속 불가능한 요구를 하는 곳에서는 예외 없이 결국에는 생태계가 붕괴되고 인간의 필요는 채워지지 않으며 긴장은 갈등을 초래하게 된다고 그는 믿는다. 수단의 다르푸르와 르완다, 짐바브웨의 경우가 그렇다. 뉴스 머리기사들과 부족 및 인종 간의 적개심만 보지 말고 좀 더 깊이 파 들어가면 그 기저에는 자원에 대한 갈등이 깔려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작은 사실들을 수집하지만 크게 생각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가 요즘 하고 있는 생각은 물과 흙, 광물 매장량, 동물군과 식물군, 생태계의 건강 상태와 복잡하게 연관되어 있는 전략적인 안보 문제들과 관련이 있다. 그런 이유로 그는 '메가플라이오버'를 생각해 낸 것이다. 조종사이기도 한 그는 토지 이용 실태를 파악하는 데 있어 저공 비행이 얼마나 유용한지 잘 알고 있다. 지상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패턴들을 볼 수 있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목표 지역을 탐사할 수 있으며(이를테면, 한 지역을 다시 돌아보는 등) 위성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세밀한 부분까지 포착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용도에 맞게 개조된 세스나 182는 적절한 도구였다. 그가 지난 25년간 작업하면서 가장 잘 알게 되고 가장 사랑하게 된 아프리카 대륙 또한 적절한 장소였다. 물론 아프리카를 한 장소로 볼 수는 없다. 그곳은 수많은 장소들의 집합체다. 이 대륙의 역사는 선캄브리아대의 기반암만큼 오래되었고, 경관은 지구상의 어느 대륙보다 더 다채롭다. 오늘날 47개 국(마다가스카르를 비롯한 섬나라는 제외)이 존재하고 수백 개의 부족과 민족들이 있으며 전체 인구는 9억에 이른다. 세계야생생물기금(WWF)에 의해 행해진 또 다른 지도 제작 프로젝트에 따라 이 대륙은 104개 유형의 육상생태권역으로 나눠지는데, 각 생태권역마다 기후 지리적 특성이 다르며 그 지역만의 독특한 식물군과 동물군을 가진다. 많은 경우, 이 생태권역들은 국경을 초월한다. 이 대륙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서부와 나미비아의 '다육식물이 서식하는 반건조지대(Succu-lent Karoo)'에서부터 알제리 북부의 '염생식물이 서식하는 사하라 사막지대(Saharan Halophytics)'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태권역이 분포해 있다. 이 모든 생태권역 내, 또는 부근에는 많건 적건 사람들이 산다. 그리고 그들의 가장 기본적인 투쟁과 열망은 마치 교향곡의 베이스 선율처럼 끊임없이 둥둥 울리며 국경뿐 아니라 생태권역의 경계를 초월한다. 누구든지 귀를 기울이면 그 선율을 감지할 수 있다. 아프리카인들은 더 나은 일자리와 더 높은 취업률을 원한다. 그들은 식량의 확보와 아이들을 위한 교육의 기회를 원한다. 그들은 탄압과 부패가 없는 좋은 정치를 원한다. 그들은 공정하고 상식적인, 자연경관과 천연자원의 관리 체계를 원한다. 아프리카인들에 의해 선정되고 통제되는 관리 체계를 말이다. 그들은 평화를 원한다. 그들은 자신이 아프리카인이라는 것을 자랑스러워할 뿐 아니라 도곤족, 팡족, 투아레그족, 삼부루족, 투치족임을, 그리고 케냐인, 가나인, 가봉인이라는 데 긍지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에이즈의 광범위한 피해, 인구 증가로 인한 압박, 만연해 있는 가난으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고통받고 있다. 구시대의 식민주의는 대부분 사라졌지만 그로 인한 수탈과 피해의 잔재는 말끔히 씻어 버리지 못했다. 도시화의 확산은 시골 사람들에게 새로운 유혹과 기회들을 안겨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좌절과 불행으로 이끌기도 한다. (수단의 다르푸르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폭력 사태와 같은) 최악의 상황에서는 정치적?#51064;종적 갈등이 혹독한 자연환경과 맞물려 수많은 난민과 기아, 정부 용인 하의 박해, 잔혹한 무법천지, 심지어 집단 학살까지도 발생한다. 인간의 투쟁과 함께 인간의 영향력도 나타난다. 사람들이 그리 밀집해 살고 있지 않는 지역도 있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아 그들의 존재와 필요에 인해 파괴되고 황폐화되는 지역도 있다. 아프리카 대륙은 워낙 크기 때문에 기후 변화가 발생할 경우 내륙지역에 막대한 영향을 미쳐 현저한 기온 상승, 가뭄과 홍수의 악화, 사막화의 확산, 질병 발생 양상의 변화를 초래할지 모른다. 생계나 돈벌이를 위한 야생동물 밀렵은 오래된 문제로 여전히 심각한 상태이다. 선별적으로 행해지는 경우라도 벌목은 인부들을 숲으로 끌어들여 그 속에 서식하는 동물군을 그들의 식량으로 싹쓸이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전쟁은 고릴라를 비롯한 생물에게 해악을 미친다. 이런 우려들이 아프리카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지만, 이 큰 대륙에 걸려 있는 많은 것들을 감안할 때 아프리카의 세부 상황은 특별히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만하다. 아프리카의 영광과 성공 역시 특별한 관심을 받을 만하다. 온갖 역경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인들은 뛰어난 예술과 우아한 문화, 훌륭한 음악과 위대한 사상, 정치적?#46020;덕적 용기를 필요로 하는 놀라운 활동을 보여 주고 있다. 한때 제국주의자들은 아프리카를 '검은 대륙'이라 낙인찍었지만 이는 틀렸을 뿐 아니라 관찰력 없고 생각 없는 말이었다. 이 대륙은 다양성과 시련과 즐거움으로 빛나고 있다. '메가플라이오버'에 대한 페이의 취지는 아프리카의 생태학적 다양성을 기록하는 것이다. 그의 구상은 104개의 아프리카 생태권역을 표시한 WWF의 지도와 '인간 발자취 프로젝트'에서 출발했다. 페이는 104개 권역 가운데 시간, 예산, 정치적 여건이 허용되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많은 지역을 탐사하고자 했다. 야생 지역과 현란한 도시들, 자연에 대한 청지기적 자세와 훼손 정도, 이론상 가능한 일과 현장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 사이의 여러 정도들을 보여 줄 엄청난 양의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서다. 그러고 나서 그는 아프리카든, 미국 의회든, 어디에서든 의사 결정자들과 예산 집행자들에게 이 데이터베이스를 제시하고는 "여기 당신네 자원 및 보호 계획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정보가 있습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페이는 WCS의 '인간 발자취 프로젝트' 연구실, 국제야생지도자(WILD) 재단, 배터러스(아프리카에 본부를 둔 협회로 자연보호를 위해 자원한 오지 조종사들의 단체), 그리고 중요한 재정 지원 단체로서 내셔널 지오그래픽 협회와 같은 다양한 기관들에 지원을 요청했다. 그의 첫 이륙은 2004년 6월 8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프리토리아 근처에 있는 스와트콥 공군기지에서 이뤄졌다. 아프리카 남부 지역을 횡단한 후 북쪽으로 매일 지그재그식 하루 코스 단거리 비행을 하면서 페이는 현지 자연보호론자들이나 과학자들, 또는 국가 기관과 협력이 가능하다면 어디에서건 이들과의 공동작업을 도모했다. 자신이 직접 수집한 귀중한 데이터베이스에 자료들을 추가할 뿐 아니라 그들이 항공 탐사 자료를 필요로 할 경우 도움을 주면서 말이다. 나미비아에서는 사막에 사는 코끼리들의 이동 패턴을 추적하는 연구원인 키이스 레게트와 일했다. 탄자니아에서는 데이비드 모이어를 비롯한 WCS 팀원들을 도와 탄자니아 국립공원 기관(TANAPA)과 함께 보호구역들 사이를 연결하는 중요한 생태적 회랑들의 평가 작업을 했다. 차드에서는 환경부의 젊은 과학자 말라키 돌미아와 협력해 국립공원 이외의 지역에 서식하는 바바리양, 도르카스가젤을 비롯한 대형 포유류의 개체군을 탐색하는 작업을 했다. 케냐에서는 저명한 후피(厚皮) 동물 전문가인 이에인 더글러스 해밀턴과 함께 비행을 했고 니제르에서는 자연보호 컨설턴트인 휴버트 플랜턴으로부터 중요한 도움을 받았다. 그는 어디를 가든지 사람들과 접촉함으로써, 그리고 대화를 통해, 현장 관측을 통해 공중 탐사로 수집한 자료들을 보완하려고 애썼다. 알아야 할 것은 너무나 많았고 그의 목적과 연관되지 않은 자료는 거의 없었다. 스와트콥 공군기지 이륙 후 컴퓨터 오류 및 카메라 작동 불능을 비롯한 여러 사소한 기기 결함이 빈번하게 발생했으나 대부분은 쉽게 수리되었다. 또한 세찬 바람과 유압의 급격한 손실 등 불의의 재난으로 몇 번의 위급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페이는 악착같았다. 피터 라그의 솔직한 견해에 따르면, 페이는 때때로 무모할 정도로, 그래서 빈축을 살 만큼 집요하다고 한다. 내가 니제르에서 이들과 합류하기 전까지 이들은 대개 약 150m 상공에서 16개 국을 종횡으로 통과하며 600시간을 비행했다. 쉬지 않고 20초당 한 컷씩 찍어 대는 수직 카메라는 약 9만 2000컷을 만들어 냈다. 세스나 한 대는 엔진을 새로 교체했고 비행기 두 대 모두 정비가 필요한 상태였다. 건조한 동풍인 하마탄이 부는 기간에 사하라 사막을 비행하는 것은 울창한 열대림 위를 나는 것보다 더 힘들다. 모래 폭풍은 치명적일 수 있다. 미세한 흙먼지(사하라 사막 남쪽 변두리 지역에는 모래 외에 건조 토양도 일부 있다.)는 예기치 못할 더 위험한 상황을 발생시킨다. 때때로 이런 흙먼지는 약한 바람에도 일어나는데, 낮은 고도의 대기를 갈색 먼지로 채워 지평선을 지워 버림으로써 비행 중 착시현상을 초래한다. 이 먼지 속에 갇힌 조종사는 산비탈 쪽으로 방향을 잡을 수도 있고 잠시 계기판에서 시선을 떼게 되면 완전히 수평 상태를 잃어 땅 속에 처박힐 수도 있다. 차드에서 페이의 팀은 이런 먼지 장막으로 곤란을 겪었고 니제르에서 내가 합류해 있는 몇 주 동안에도 이에 대한 우려는 계속됐다. 첫 번째 사막 비행을 한 후 라그는 내게 자신이 새로 바꿔 단 에어필터가 벌써 더러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큰 스푼 하나 분량 정도 되는 사하라의 가루를 퍼냈다. 상황이 좋지 않다. 비행기 엔진도 숨을 쉬어야 한다. 그런데 실린더 내에 흙먼지라니! 윽! 게다가 앞도 잘 안 보이고,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니제르 구간 탐사를 중단하고 이곳에서 빠져 나가야 한다고 라그는 주장했다. 하지만 시야는 이따금씩 좋아지기도 해서 우리는 비행을 계속했다. 니제르 상공을 날면서 우리는 몇몇 흥미로운 광경을 목격했다. 기다란 모래언덕 뒤쪽 바람이 안 부는 사면을 따라 마치 모래톱의 게처럼 잽싸게 움직이는 애닥스영양 한 쌍의 모습이라든가, 좁은 협곡을 아주 빠르게 뛰어오르는 일곱 마리의 바바리양, 자도 고원의 절벽면을 따라 늘어선 소시지 모양의 어두운 사암탑들, 외딴 곳에 마비된 것처럼 가만히 서 있는 낙타들의 모습 등. 어느 마을 근처에서는 소금 만드는 웅덩이들이 모여 있는 곳을 볼 수 있었다. 원반 모양의 웅덩이들은 갖가지 크기에 갖가지 빛깔을 띠고 있었다. 각각의 웅덩이 속에 용해되어 있는 광물에 따라 하늘빛, 청록빛, 청동빛으로 반짝였는데, 전부 합쳐서 보면 밝은 빛깔의 보석 목걸이 같았다. 우리가 보고 기록한 것들 대부분은 '부재'의 여러 이형(異形)이었다. 사람의 부재, 도로의 부재, 야생동물의 부재, 물의 부재, 식물의 부재, '지형' 자체의 부재 등. 이따금 아래를 내려다보면 평평한 베이지색 땅 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도 있었다. 시계(視界)가 좋을 때조차도 말이다. 어떤 날은 600km 거리를 날면서 단 한 마리의 동물도 보지 못했고, 수십 킬로미터를 비행하면서 단 한 그루의 식물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래도 상관 없다. '아무것도 없는 것'조차 일종의 자료니까. 니제르는 밋밋한 풍경을 지닌 나라다. 나름대로 장관을 이루는 그 황량함은 최근 인간으로 인해 더욱 황량해졌다. 예를 들어 애닥스영양, 바바리양, 치타는 이곳에서 거의 멸종된 상태인데, 이들이 이곳 외딴 서식지에서 사라진 것은 밀렵꾼들의 접근을 시사하는 사륜구동차의 바퀴 자국들과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 이러한 자국들은 150m 상공에서 뚜렷이 보인다. 조치가 취해질 수 있을 것이다. 페이는 '남아 있는 것'을 보호할 책임이 있는 니제르 당국자들에게 그가 모은 모든 자료를 제공할 것이다. 지상에서도 쉽게 볼 수 있으며 내 기억 속에서도 지울 수 없는 '남아 있는 것' 한 가지는 바로 아라카오의 모래언덕들이다. 아이르 대산괴에서 바바리양을 한 마리도 보지 못해 실망한 우리는 이 무리 지어 있는 모래언덕들의 모습에 전율했다. 우리는 모두 창에 머리를 갖다 댔다. 니제르를 잘 아는 아스카니까지도. 이 부드러운 언덕들의 멋진 장관을 상공에서 크게 원을 그리며 여러 각도로 감상하고 있는데 또 다른 특이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녹색의 거대한 타원형이었다. 모래 밑에서부터 솟아난 샘물로 생겨난 게 분명한 연못이었다. 물이라니? 페이는 잠시 주의 깊게 내려다보고는 태블릿 PC에 '동물 발자국 없음'이라고 짤막하게 적어 넣었다. 이곳에 물 웅덩이가 있다면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라도 가젤영양을 비롯한 여러 포유류가 모여들어야 마땅하다. 단, 그들이 존재할 경우 말이다. 그는 다시 '4?'라고 적는다. 사륜구동차 바퀴 자국을 의미한다. 동물의 흔적은 없고 사람의 흔적은 있다. 그 원인과 결과는? 어쨌든 자료다. 나는 여전히 그 모래언덕들에 매료되어 있었다. 그것들은 마이클 페이가 처음에는 '메가트랜섹트'로, 그리고 지금은 '메가플라이오버'를 통해 이루려고 애써 온 것에 대한 완벽한 상징물처럼 보였다. 그는 더 큰 효과를 내기 위해 데이터라는 미세한 알갱이들의 거대한 집합체를 만들어 내려고 애써 온 것이다. 알갱이들은 무수히 많고 그 하나하나는 미미하다. 자료를 수집하는 일은 지루하고 고되며 위험하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사막같이 메마른 마음과 사막풍과 같은 끈질긴 의지가 필요하다. 페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기억해야 할, 하지만 간과하기 쉬운 미묘한 부분은 아라카오가 거대한 모래더미 이상의 것이라는 점이다. 그것은 경이로울 만큼 아름답고 거대한 모래더미다. 앞으로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제시하는 과정에서 페이에게 주어진 마지막 도전도 이런 경이로운 아름다움에 필적하지만 약간은 다르다. 그는 산더미 같은 사실과 사진들로부터 중요한 의미를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