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유명 치즈의 비밀 재료, 구더기
글 : 브렛 마틴 사진 : 지안루카 란치아이
유럽 전역에서 카수 마르주 치즈가 금지된 지 한 세대가 지났지만 사르데냐섬의 치즈 제조 장인들은 여전히 이 논란 많은 치즈 제조법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포도주병 모양의 조명에서 퍼지는 은은한 불빛 아래로 구더기들이 뛰어오르고 있었다. 몇 주 동안 이탈리아 사르데냐섬에서 제조되는 ‘카수 마르주,’ 즉 구더기 치즈를 연구해온 나는 구더기가 꿈틀거리는 모습 정도는 마주할 각오가 돼 있었다. 그렇지만 녀석들이 널뛰는 모습은 예상치 못한 충격을 안겨줬다. 사르데냐섬 동쪽에 자리한 소도시 도르갈리. 우리를 초대한 한 레스토랑의 주방장이 표면이 거친 카수 마르주 한 덩어리를 내온 참이었다. 그는 치즈 윗부분을 원 모양으로 자른 후 뚜껑을 열 듯 두꺼운 껍질을 들어 올렸다. 그 자리를 보금자리로 삼았던 구더기 몇 마리가 튀어 올랐다. 주방장은 부드럽게 만든 ‘파네 카라사우’ 빵 조각을 집은 뒤 치즈를 듬뿍 발라 내게 건넸다. 섬에 온 지 여섯 시간이나 지났지만 솔직히 나는 이 치즈를 맛보기까지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더 있을 줄 알았다.사르데냐어로 ‘썩은 치즈’를 의미하는 카수 마르주는 치즈파리가 낳은 알이 부화하도록 놔둔 치즈를 지칭하는 가장 흔한 명칭이다. 부화한 유충은 치즈를 먹고 소화시킨 다음 다시 배출해 카수 마르주 특유의 크림 같은 질감과 잘 파인 밭고랑 같은 표면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든 치즈는 사르데냐섬 사람들의 자부심인 동시에 외부인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대상이다. 최근 틱톡과 인스타그램에는 방문객들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치즈’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카수 마르주를 맛보며 웃거나 비명을 지르는 게시물들이 가득하다.
반짝이는 바다와 초호화 요트로 대표되는 부유한 휴양지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사르데냐섬에는 양치기 전통이 여전히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사르데냐섬에는 양이 사람보다 두 배나 많으며 이곳에서 생산하는 치즈는 연간 수만 톤에 달한다.
치즈가 있는 곳에는 파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