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로 산다는 것
글 : 클로디아 캘브 사진 : 이사도라 코소프스키
전 세계적으로 치매 환자가 늘고 있다. 치료법이 없는 이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간병인과 가족들은 환자가 품위를 지키며 살 수 있도록 획기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재키 보어하우어(43)와 그녀의 여동생은 지난 2012년 어머니의 행동이 달라지기 시작한 사실을 눈치챘다. 70대 초반의 유리 예술가였던 어머니 낸시 보어하우어는 재키의 생일날 딸에게 전화하는 것을 깜빡했다. 휴대전화도 잃어버렸고 청구된 대금을 납부하지 않았으며 열쇠도 몇 번이나 복사했다. 낸시의 증상이 심해지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살던 재키는 어머니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미국 뉴저지주 밀빌로 향했다. 어느 날 저녁 재키가 어머니의 아파트를 찾아가보니 현관문이 잠겨 있었다. 몇 시간 후, 낸시가 바퀴 달린 여행 가방을 끌고 나타났다. 가방 안에는 버스 시간표 한 뭉치와 고양이 장난감, 깨진 성탄절 장식품, 낸시의 대표작인 유리구슬이 한 움큼 들어 있었다. 낸시는 딸을 보자 태연하게 말했다. “재키, 여기서 뭐해?”낸시는 나중에 딸들에게 “기억에 블랙홀”이 뚫린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는 알고 보니 치매 증상이었다. 2017년에 낸시는 치매 진단을 받은 후 기억 치료 시설 두 곳에서 4년을 보냈다. 그중 첫 번째 시설은 치매 환자의 행동상의 문제를 치료하는 데 주로 사용되는 항정신병 약물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였다. 두 번째 시설에는 훌륭한 간병인들이 있었지만 일손이 모자랐고 간병인들이 치매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상태였다고 재키는 말한다. 게다가 공간 자체도 경직된 분위기였다. 한번은 낸시가 정원으로 나가려고 하자 묵직한 문에서 경보가 울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