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밀거래를 막는 법과학
글 : 조슈아 해머 사진 : 브리타 야신스키
신기술과 참신한 범죄 수사 기법이 야생동물 밀거래 행위에 대한 단속 방식을 느리지만 꾸준히 바꾸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한 발의 총성을 들은 경비대원들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그들은 태국 퉁야이나레수안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살해 증거가 곳곳에 널려 있는 야영지와 맞닥뜨렸다. 땅바닥에는 문착의 사체 한 구가 피투성이가 된 채 놓여 있었다. 칼리지꿩 한 마리와 희귀한 흑표범 한 마리도 죽은 채 발견됐는데 도마 위에 놓인 사체의 일부에서는 피와 체액이 흘러나오고 있었으며 또 다른 일부는 솥에서 삶아지고 있었다. 경비대원들은 보호종 밀렵 및 총기 관리법 위반 혐의로 현장에 있던 네 명을 체포했다. 이들의 혐의는 최대 1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범죄였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이 밀렵꾼들을 이끌고 간 주동자가 바로 건설 기업 재벌이자 태국에서 가장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인물로 손꼽히는 쁘렘차이 까르나수따였기 때문이다.까르나수따는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아마도 비싼 수임료를 주고 고용한 변호사들이 자신의 혐의를 벗겨주리라 믿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태국 야생동물 전담 경찰의 집요함과 단호함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경비대원들은 범죄 현장에 저지선을 치고 야생동물 사체와 소총 세 정, 탄약, 솥에 담긴 야생동물 고기를 압수했으며 나중에는 인간의 배설물까지 채취했다. 모든 증거물은 봉투에 밀봉된 후 방콕에 있는 한 범죄연구소로 보내졌다. 그곳에서 과학수사관들은 태국 국립공원관리국 산하 야생동물 과학수사연구소의 소장 까니따 오우이따본의 감독 아래 야생동물 고기와 배설물의 DNA 염기 서열을 분석했고 태국 국립경찰청 과학수사국은 야생동물 사체를 대상으로 탄도 분석을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