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부리딱따구리
글 : 멜 화이트 사진 : 조울 사토리
1944년 상아부리딱따구리 목격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이후 아직까지 녀석의 생존에 대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아칸소 주 빅우즈에서 탐색이 계속되고 있지만, 과연 상아부리딱따구리가 멸종되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 있을까?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2006년 3월 16일 오전 7시 30분 신록으로 우거진 깊은 숲 속. 더 정확히 말하면 미국 아칸소 주 화이트 강 국립야생생물보호구역 안 북위 34°6´48˝, 동경 91°7´43˝의 이 지점에는 상아부리딱따구리가 없었다. 명확한 결론인 듯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상아부리딱따구리에 관해서는 아무리 단순명료한 말도 논쟁으로 이어지곤 한다.
나는 코넬대학교 조류학연구소(CLO)의 생물학자들이 상아부리딱따구리가 존재할 것으로 예상한 지역을 ‘집중 수색’한 50여 명의 탐사 대원 중 하나였다. 나는 쌍안경과 카메라를 준비하고 통나무 위에 가만히 앉아 아침에 지저귀는 새 소리를 듣고 있었다. 이 모든 노력이 헛수고라고, 심지어 부질없는 일이라고 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미국에 남아 있던 최후의 한 마리가 수십 년 전 쓸쓸히 죽음을 맞이해 싸늘한 박제가 되어 박물관 조류전시실에 고이 잠들어 있기 때문이다.
상아부리딱따구리가 아직 살아 있다고 굳게 믿는 사람들은 녀석들이 과거와는 다른 ‘21세기적 특징’을 갖게 되었다고 말한다. 즉, 동화 속 ‘밤비’처럼 수줍음 많고, 증인보호프로그램의 신변보호를 받는 마피아 밀고자처럼 사진기자의 카메라를 두려워하며 피해 다니는 새가 되어 우리 눈에 띄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나는 위에 기록한 시간과 장소에 상아부리딱따구리가 없었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내가 틀릴 가능성도 있다.
여러분은 이런 식의 말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이 기사에는 ‘그러나’,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다면’, ‘아마도’, ‘물론’,‘그럴지도 모른다’라는 말들이 수시로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어쩌면’에 유의하기 바란다.
두 달 뒤 집중 수색 지점에서 북쪽으로 64km 떨어진 먼로 군청 청사의 시계탑 밑 잔디밭에 CLO 소속 연구원 론 로어바우가 서 있었다. 그는 한낮의 따가운 햇볕을 피해 장례식 텐트 밑에 옹기종기 모인 사람들에게 상아부리딱따구리 생태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었다. 아칸소 주 동부 화이트 강을 둘러싼 2000km2 면적의 숲과 늪지대인 빅우즈에서 6개월간 진행된 이 조사에는 20여 명의 현장 생물학자와 100명 이상의 엄선된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했다. 무선 음향 녹음기, 자동 카메라, GPS 등 예산 100만 달러로 장만한 첨단 장비들도 동원되었다.
로어바우는 아칸소 주 동부 주민들의 환대에 고마움을 표시하고 과거 수색 작업에 대해 이야기한 뒤 귀가 솔깃해지는 흥미로운 목격담도 들려 주었다. 단, 이 목격담에는 “어떠한 확증도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가 한 모든 이야기는 며칠 전 또 다른 CLO 연구원 엘리엇 스워사우트가 표현한 한 문장 속에 압축되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번 시즌의 조사 결과를 그대로 발표할 것이며, 결과는 아무것도 없었다.”
장소로 보나 분위기로 보나 모든 것이 1년 전인 2005년 4월 28일과 달랐다. 당시 CLO의 연구소장 존 피츠패트릭은 내무부 장관과 농무부 장관, 그리고 두 명의 상원의원과 함께 워싱턴 DC의 한 연단에 나란히 서서 CLO의 비공개 조사 결과, 상아부리딱따구리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아칸소 주에 흐르는 작은 시내인 바이유드뷰 주변의 미국니사나무 숲 사이를 빠르게 날아다니는 상아부리딱따구리를 발견했다는 내용이었다.
대다수 조류학자와 조류관찰자들이 1940년대 이후 멸종된 것으로 추정한 미 남부 숲의 전설적인 새가 다시 발견되었다는 소식은 전 세계에서 화제가 되었다. 피츠패트릭은 이 발견을 일컬어 “세기의 보존 이야기”라고 했다. 자연애호가들은 열광했고 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눈물을 흘렸다. 그것은 마치 과학의 기적과 같았다. 수십 년간 거의 빅풋 신봉자들 만큼이나 조롱받으면서도 상아부리딱따구리가 아직 살아 있다고 믿어 온 ‘광신자’들의 주장이 확인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