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해빙
글 : 팀 아펜젤러 사진 : 제임스 발로그
그린란드에서 남극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빙하가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다. 인간은 과연 이러한 해빙을 늦출 수 있을까?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볼리비아의 차칼타야 스키장은 한창 눈이 많을 때에도 미국의 애스펜 스키 리조트에 비할 정도는 아니었다. 안데스 산맥의 높고 황량한 계곡에 자리잡고 있는 이 스키장은 800m 높이의 가파른 슬로프에 불안해 보이는 로프토(스키어들이 잡고 슬로프 위로 올라가게 되어 있는 회전 로프)가 설치되어 있고, 고산병 증세인 두통을 완화해줄 코카잎 차도 준비되어 있었다. 어쨌든 약 5260m 높이의 차칼타야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스키장이었다. “이곳은 우리에게 큰 영광을 안겨 주었죠.” 볼리비아의 산악클럽 회장인 월터 라구나가 말한다. “우리는 칠레, 아르헨티나, 콜롬비아와 함께 남미 선수권대회를 열기도 했어요.”
좋은 시절은 갔다. 이런 고산지대 산봉우리에 스키장이 생긴 것은 작은 빙하가 있기 때문이다. 우기에 눈이 내리면 빙하가 눈으로 덮여 스키를 탈 수 있다. 1939년 스키장이 개장됐을 때도 빙하는 이미 줄어들고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지난 10년에 걸쳐 빙하는 급속히 사라졌다.
작년에는 흙투성이의 얼음땅이 세 군데만 남았는데 그중에서 가장 넓은 곳도 직경이 수백 미터에 불과했다. 로프토는 돌투성이 맨땅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라구나는 스키장을 계속 운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공 눈을 만들어 사용하거나 얼음판을 끌어올려 빙하를 보수하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차칼타야 스키장이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리라는 것을 그도 잘 알고 있다. “빙하가 녹는 것은 어쩔?側?없지요. 지구온난화가 계속될 테니까요”라고 그는 말한다.
이제 전 세계적으로 고산지대에서 거대한 극지 빙상(氷床)에 이르기까지 상상도 못했던 빠른 속도로 얼음이 사라지고 있다. 1991년부터 차칼타야를 관찰해온 과학자들조차 그곳의 빙하가 몇 년은 더 버틸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동차와 산업시설에서 나오는 배출가스로 기후가 따뜻해지면서 빙하가 녹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빙하의 융해 속도가 지구 온도의 상승세를 앞지르고 있다.
과학자들은 빙하와 빙상이 놀랄 만큼 환경에 민감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빙하는 한여름에 각얼음이 녹듯 서서히 녹지 않고, 융해가 또 다른 융해를 촉진하는 연쇄 반응에 의해 급격히 줄어든다. 예를 들어 차칼타야의 빙하가 녹으면 검은 암석들이 드러나는데 이 암석들은 태양의 열기를 흡수함으로써 얼음의 융해를 촉진시킨다. 이밖에도 여러 연쇄 반응들이 대규모 산악 빙하를 예상보다 빠르게 감소시켜 극지 빙상을 바닷속으로 잠기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