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산맥의 유령, 눈표범
글 : 피터 그윈 사진 : 프라센지트 야다브 외 2명
수천 년 동안 눈표범은 우뚝 솟은 절벽과 깊게 파인 협곡, 고지대의 사막 등으로 이뤄진 중앙아시아의 가장 험준한 일부 지형을 배회해왔다. 이 일대의 희박한 공기, 두껍게 쌓인 눈, 영하의 기온은 이 은둔형 고양잇과 동물이 인간의 눈에 띄지 않고 유령처럼 풍경의 일부가 될 수 있게 해줬다. 하지만 보호 활동과 관찰 카메라, 최근 들어서는 관광업 덕분에 마침내 녀석들의 모습이 세상에 드러나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그 늙은 눈표범은 인도 키버에서 잘 알려져 있었다. 지난 몇 년 사이 이곳 사람들은 왼쪽 귀의 일부분이 잘려나간 이 거대한 수컷 눈표범을 알아보고 녀석의 행방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게 됐다.늙은 눈표범들은 인간이 경계해야 하는 대상이다. 눈표범은 나이가 들어 바위들 사이에 사는 시베리아아이벡스와 티베트푸른양을 사냥하기가 힘들어지면 마을에서 기르는 염소와 양, 어린 말, 새끼 야크 등 더 쉽게 잡을 수 있는 먹잇감을 찾아 나선다.
지난 2월 어느 추운 날 오후, 나는 작은 협곡의 가장자리에 쭈그리고 앉은 채 쌍안경으로 그 늙은 눈표범을 관찰하고 있었다. 녀석은 반대편 절벽의 튀어나온 바위 위에 앉아 졸고 있었다. 눈송이가 협곡으로 흩날렸고 어쩌다 내가 쌍안경을 움직이기라도 하면 장미 모양의 진회색 얼룩무늬가 난 녀석의 희뿌연 털이 협곡의 주름과 그림자 사이로 감쪽같이 사라져버리곤 했다. “이런, 또 놓쳤어.” 나는 중얼거렸다. 사진작가 프라센지트 야다브(31)가 사진기를 보며 어딘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나는 그의 손가락이 향하는 방향을 따라 녀석이 누워 있는 곳을 다시 찾아낸다.
녀석은 사실상 프라센지트의 눈표범이었다. 현지에서 일하는 안내인 중 몇몇은 실제로 녀석을 그렇게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