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의 귀재
글 : 나타샤 데일리 사진 : 앙헬 피토르
아프리카의 가장 오래된 호수에 서식하는 독특하고 다양한 종의 시클리드가 진화의 비밀을 풀 실마리를 제공해줄지도 모른다.
시클리드에게는 평범한 면이 없다. 중앙아프리카와 동아프리카의 경계에 있는 탕가니카호에서만 약 250종의 시클리드가 970만 년에 걸쳐 단일 조상으로부터 진화했다.
녀석들 중 일부는 몸길이가 유치원생만 한 반면 일부는 새끼손가락 크기에 불과하다. 어떤 녀석들은 완벽한 껍데기를 찾고 이를 지키거나 짝짓기 상대를 유인하기 위해 모래로 이뤄진 정교한 보금자리를 지으며 일생을 보낸다. 간혹 자신이 낳은 알을 먹기도 하지만 다수의 시클리드가 무한한 애정으로 새끼들을 돌본다. 시클리드는 탕가니카호 구석구석의 환경에 꼭 맞게 적응했는데 이는 녀석들의 다양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탕가니카호에 서식하는 대다수의 시클리드는 이곳에서만 발견되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녀석들을 통해 진화의 비밀을 풀 단서를 얻을 수 있다. 이는 시급한 작업이다. 우리가 동물들의 기원을 알아내기도 전에 이미 녀석들이 멸종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클리드는 여러 위협에 직면해 있다. 도시 개발로 호수의 수질이 저하되고 자망어업 때문에 녀석들의 수가 줄고 있다. 예쁜 녀석들은 수족관 전시용으로 포획되는데 다수가 운반 도중에 폐사한다.
스위스 바젤대학교의 시클리드 전문가 월터 잘츠부르거는 점점 늘어나는 시클리드에 대한 과학적 관심이 활발한 보호 활동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시클리드를 보호하는 일은 아주 오래된 이 호수의 생태계 전체를 보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그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