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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 불을 다스리다

글 : 카일리 스티븐슨 사진 : 매슈 애보트

호주의 원주민들은 고대부터 전해 내려온 관행인 계획적 방화를 부활시켜 자신들의 땅을 보존하고 되살리고 있으며 나아가 자신들의 공동체가 유지되도록 돕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11월 초, 워데켄 원주민 보호구역의 서쪽 경계에 자리 잡은 데프애더고지 일대로 새벽이 밝아온다. 호주 북부의 열대성 열기가 헬리콥터에서 뛰어내려 불을 향해 성큼성큼 달려가는 아리자이 남발람발(25)의 온몸을 감싼다. 낮은 높이로 뱀처럼 구불구불 이어지는 불길은 바짝 메마른 습지를 태웠고 불이 지나간 자리에는 그슬린 흙과 검게 탄 밑동만 간신히 남아 있다. 남발람발이 다른 두 순찰대원 뒤에 일렬로 선다. 불꽃이 타닥거리는 소리가 송풍기 소리에 묻힌다. 이 세 사람은 화염 주위를 질서 있게 따라가면서 가장자리에 나뒹굴고 있는 불붙은 나뭇잎들이 퍼지지 않도록 송풍기를 이용해 이를 불길 쪽으로 날려 보낸다.
 
사촌 사이인 타베타와 에스텔라 나자메렉이 소규모로 덤불을 태우려고 큰 성냥을 던지고 있다. 이 불은 스스로 꺼질 것이다. 원주민들은 불과 친숙하며 사냥과 전통 의식들을 비롯해 생활과 문화 전반에 불을 활용한다.
이들은 다윈에서 동쪽으로 약 260km 떨어진 아넘랜드에 있는 이 오지 골짜기에서 활동하는 원주민 순찰대원들이다. 이들이 속한 순찰대를 포함해 총 세 집단이 이 지역에서 활동한다. 건기가 끝나갈 무렵에 번개에 의해 생긴 들불이 여러 방향으로 분산되지 않도록 진압하는 것이 이들의 임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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