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의 역사를 간직한 돌
글 : 에바 반 덴 베르그 사진 : 안토니 클라데라 외 다수
2000년에 걸쳐 이어진 탈라요트 문화는 스페인 메노르카섬에 다양한 건축물을 남겼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메노르카섬의 거석 탑 꼭대기에 서 있던 이들은 페니키아인과 그리스인, 로마인 등 고대 지중해의 열강이 연이어 파도처럼 밀려오면서 섬을 가로질러 역사가 펼쳐지는 모습을 목격했을 것이다.그러나 이 섬에 최초로 정착한 사람들은 그런 열강이 섬 해안에 발을 들여놓기 훨씬 전에 이 지역에서 삶을 꾸려 나갔다. ‘탈라요트’라고 부르는 이 거석 탑들은 이 최초의 거주민들과 그 후손들이 섬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석회암 덩어리를 쌓아 올려 만든 것이다. 메노르카섬 주민들은 그저 주변에 있는 재료를 사용해 후세에 길이 남을 유산을 창조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발레아레스제도라고 하면 부유한 사람들이 즐겨 찾는 이비사섬과 마요르카섬 해변을 더 많이 떠올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슬처럼 이어진 이 제도에서 동쪽 끝에 자리한 한적한 메노르카섬은 자연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특별한 보물창고이기도 하다. 이곳은 이 제도에서 으뜸가는 고대 건축물의 보고다. 이 탑들을 비롯해 다듬지 않은 돌을 모르타르 없이 쌓아 올린 다른 ‘거석식’ 구조물 속에는 1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쌓여온 이 섬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