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륙 발견 초기 풍경
글 : 찰스 C. 맨
지금으로부터 400년 전 제임스타운에 상륙한 영국 이민자들은 그곳의 생태계와 풍경을 영원히 바꿔놓았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기 전까지만 해도 없던 벌레들, 특히 큰지렁이와 붉은지렁이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출현한 것은 아마도 존 롤프 때문일 것이다. 그는 북아메리카에서 최초로 성공을 거둔 영국 식민지 버지니아의 제임스타운을 개척한 인물이다. 오늘날 그에 관해 아는 사람이 있다면 대부분 인디언 추장의 딸 포카혼타스와 결혼한 남자라는 정도일 것이다. 일부 역사에 해박한 사람들이라면 그가 제임스타운을 성공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장본인이라는 사실을 알 것이다. 그러나 그는 무엇보다도 앞서 말한 벌레들을 신대륙에 들여옴으로써 이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롤프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아메리카 대륙의 자연을 근본적으로, 그리고 영구히 바꾸어놓는 데 한몫한 것이다.
여느 영국 청년들처럼 그도 담배를 피웠다. 아니 당시 표현대로 하자면 담배를 ‘마셨다.’ 담배는 스페인 사람들이 처음 ‘니코티아나 타바쿰’ 샘플을 카리브해 지역에서 들여온 후 큰 인기를 끌었다. 버지니아에 살던 인디언들도 담배를 피웠지만 그것은 ‘니코티아나 루스티카’라는 종이 다른 담배로, 맛이 형편없었던 모양이다. 식민지 개척자인 윌리엄 스트레이치는 이 담배를 “질이 안 좋고 싱거운 데다 맛이 떨어진다”라고 묘사했다. 롤프는 1610년 제임스타운에 도착한 뒤 한 선장에게 부탁해 트리니다드와 베네수엘라에서 담배(니코티아나 타바쿰) 씨를 가져오게 했다. 6년 후 롤프는 자신이 재배한 담배를 배에 싣고 아내 포카혼타스와 함께 영국으로 돌아갔다. 이는 최초의 대규모 담배 수송 선박이었다. 롤프의 친구 랠프 해머가 묘사한 대로 “상쾌한 달콤함과 진한” 맛을 가진 제임스타운 산 담배는 큰 인기를 끌었다. 1620년에 이르자 제임스타운은 약 2만kg의 담배를 수출했고 10년 뒤에는 수출량이 6배로 늘었다. 상선들이 제임스타운으로 들어와 담배를 잔뜩 실어 날랐다. 선원들은 늘어난 배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흙과 돌로 채운 부력조절용 주머니들을 내다버렸다. 그 흙과 돌에 틀림없이 영국의 지렁이들이 들어 있었을 것이다.
작은 벌레들이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면 미국 동북부와 중서부 위쪽 지역에 있는 활엽수림에는 원래 지렁이가 없었다. 아마도 마지막 빙하기에 멸종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지렁이가 없는 삼림지대에서는 숲 바닥에 낙엽과 나뭇가지들이 높이 쌓이게 마련이다. 하지만 일단 지렁이들이 들어오면 몇 달 안에 이 찌꺼기들을 깨끗이 먹어치울 수도 있다. 문제는 북부지방에서 자라는 키 작은 나무와 관목들은 이런 찌꺼기들을 통해 영양분을 얻는다는 것이다. 낙엽이 없으면 그 속에 저장돼 있던 영양분이 물에 다 씻겨 내려가기 때문에 숲이 헐벗고 메마르며 어린 나무를 포함한 하층식물들이 사라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