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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롯의 재발견

글 : 톰 뮬러 사진 : 마이클 멜포드

지난 해 발견된 헤롯 대왕의 무덤은 그의 잔혹함과 명석함을 동시에 보여준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예루살렘 남쪽으로 13km쯤 내려가면 작달막한 올리브 나무들과 돌투성이 옥수수밭이 사라지고 을씨년스러운 허허벌판 유대 사막이 나타 난다. 벌판엔 작은 화산처럼 봉우리가 잘린 가파른 언덕 하나가 불쑥 솟아 있다. 이곳이 바로 유대를 다스렸던 헤롯 대왕이 세운 웅장한 건축물들 중 하나인 헤로디움이다. 헤롯은 나지막한 언덕에 장엄한 석조 건축물을 세우고, 그 주변을 안락한 왕궁과 물이 출렁이는 수영장, 계단식 정원으로 꾸몄다. 영리하고 관대한 통치자이자 용맹한 장군이었으며, 가장 창의적이고 의욕적인 고대의 건축가 중 하나였던 헤롯은 왕국을 번영과 권세의 길로 이끌었다. 그런데도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헤롯은 유대의 왕으로 예언된 예수가 태어나자 베들레헴의 사내아기를 모조리 학살한 교활한 살인마로만 알려져 있다. 중세 시대의 그림과 건축물을 보면 분노를 못 참고 턱수염을 쥐어 뜯으며 불쌍한 갓난아기들을 향해 칼을 휘두르는 헤롯과 그의 귀에 대고 뭔가를 속삭이는 사탄을 만날 수 있다. 그렇게 헤롯은 적그리스도의 상징이 되었지만, 실제론 헤롯이 이 같은 죄를 저지르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예수를 없애려고 아기들을 죽였다는 기록은 마태복음에만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아내와 장모, 무수한 조정신하를 비롯해 친아들 셋과 아이 여럿을 살해한 건 분명한 사실이다. 현대의 사고관으로는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헤롯의 삶에는 창조성과 잔혹성, 조화와 혼란이 뒤섞여 있다.


이스라엘의 고고학자 에후드 네체르는 지난 50년 간 ‘글’이 아닌 ‘돌’에 새겨진 헤롯의 진면모를 발굴하는 일에 전념했다. 그는 성지 전역을 돌며 헤롯이 지은 주요 건축물을 하나하나 발굴해냈다. 거기엔 헤롯이 기거했던 왕궁은 물론 전투를 벌였던 요새와 그가 가장 아꼈을 만한 장소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헤롯은 여러 곳에 독창적인 건축물을 세웠는데, 그중 헤롯의 이름을 딴 곳은 헤로디움뿐이다. 어쩌면 헤로디움은 헤롯이 마음의 고향처럼 생각한 곳이었을지도 모른다. 피로 얼룩진 거친 생애를 마감하며 그는 이곳에서 영원한 안식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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