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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드기의 세계

글 : 롭 던 사진 : 마틴 외거리

녀석들은 침대에 숨어 살고 사람의 얼굴에 알을 까기도 한다. 녀석의 크기는 이 문장 끝의 마침표보다 작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몇 년 전 나는 모낭 속에 서식하는 진드기인 모낭충을 두고 내기를 했다. 녀석들은 아주 작아서 작은 바늘귀 위에서 10여 마리가 춤을 출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 진드기들이 활개 치는 곳은 다름 아닌 사람의 얼굴일 가능성이 높다. 녀석들은 밤에 짝짓기를 하기 위해 얼굴 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낮이 되면 먹이를 먹으러 모낭 속으로 기어들어 간다. 그곳에서 어미 진드기들은 진드기 모양의 다소 큰 알을 낳는다. 알이 부화해 새끼가 태어나면 모든 진드기가 그렇듯 허물을 벗는데 탈피를 할 때마다 몸집이 약간 더 커진다. 녀석들은 불과 몇 주밖에 살지 못한다. 항문이 없는 진드기는 몸에 배설물이 꽉 들어차는 순간 죽는다. 그 후 사람의 머리에서 부식해 없어진다.


지금까지 알려진 모낭충은 두 종류다. 나는 성인 몇 사람을 표본으로 골라 얼굴을 검사해보면 학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진드기 종을 더 많이 검출할 수 있다는 데 내기를 걸었다.


생물학자들은 종종 내기를 한다. 그들은 내기라는 말 대신 듣기 좋게 ‘예측’이라는 말을 쓴다. 나는 진화의 경향과 인간의 성향에 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내기를 했다. 진화의 결과로 아주 작은 생명체들이 매우 다양한 모습으로 생겨난다. 반면 인간은 작은 것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가령 대부분의 호수나 연못, 물웅덩이에 서식하는 물진드기는 개체수가 면적 1㎥당 수백에서 수천 마리에 이르기도 한다. 심지어 우리가 마시는 물에서도 녀석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AUSTRIA만 물진드기에 대해 들어본 사람은 거의 없다. 진드기 연구를 업으로 삼는 나조차도 이런 사실을 최근에서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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