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 년 전, 오늘날의 북아프리카 지역은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생명체가 넘쳐 나는 울창한 땅이었다. 고생물학자 폴 세레노는 이 사라진 시대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역사상 가장 대담한 공룡 화석 탐사에 나섰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2022년 9월의 어느 날 아침, 발이 묶인 우리 탐사대 위로 사하라 사막의 태양이 떠오르자 그 열기가 유난히 뜨겁게 느껴졌다. 우리는 3주 가까이 니제르 중부에 있는 오아시스 도시 아가데즈에서 벽이 진흙으로 된 건물 안에 갇혀 지내야 했다. 현지 당국이 대규모 무장 호위대를 꾸려주겠다고 고집했기 때문이다. 탐사대는 마침내 출발할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약 100명에 달하는 대원들이 15대의 차량에 나눠 타고 공룡 화석을 찾아 사막으로 향했다. 모든 차량에는 사막 주행용 사다리와 예비 타이어가 단단히 묶여 있었다. 두말할 나위 없이 내 경력에서 가장 야심 찬 탐사가 될 터였다. 아카시아나무는 사하라 사막에 잘 적응했다. 땅속 깊은 곳까지 물을 찾아 내려가는 기다란 곧은뿌리가 있고 풀을 뜯는 동물들의 접근을 막아주는 가시도 지녔다. 고생물학자들이 사용하던 방수포가 거센 사막 바람에 날아가 이 가시에 걸리기도 한다.
탐사대는 투아레그족 안내인과 운전사, 촬영 팀, 64명의 무장 경호원, 그리고 지구상에서 가장 척박한 환경으로 손꼽히는 사하라 사막을 석 달간 탐험하기 위해 선발된 20명의 학생과 신임 교수들로 구성돼 있었다. 우리의 목표는 도로조차 없는 열사의 사막 한복판에 수백 킬로미터에 걸쳐 흩어져 있는 세 곳의 서로 다른 현장을 탐사하고 화석을 발굴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발굴한 화석들은 미국 시카고대학교 화석 연구소로 옮겨져 정밀한 세척과 분석 작업을 거친 후 니제르 정부에 반환될 예정이었다.
나는 지난 32년간 니제르의 사하라 사막을 11차례나 종횡무진 탐사해왔다. 그중 가장 최근인 2018년과 2019년에 사전 조사차 갔던 두 차례의 탐사에서는 사하라 사막에서도 가장 후미지고 모래바람이 몰아치는 곳에서 화석이 풍부한 지대를 발견했다. 공룡의 뼈가 사막 표면 위로 드러나 있었다. 그러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해 전 세계가 마비되자 나는 2년 동안 대담한 탐사 계획을 세우고 비용을 마련하려 애썼지만 허사였다. 그러던 중에 익명을 요구한 한 후원 자가 탐사 비용을 전액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목이 긴 초식 공룡인 용각류 중 정체 모를 공룡의 발자국이 진흙 위에 찍혀 있다. 본 협회의 탐험가 폴 세레노에 따르면 탐사대가 여러 공룡 종의 화석을 새롭게 발견했다.
니제르는 우연히 발생한 두 차례의 지질학적 사건 덕분에 ‘공룡 천지’가 됐다. 첫 번째 사건은 1억 8000만 년 전, 쥐라기 초기에 초대륙 곤드와나가 분리되기 시작하면서 일어났다. 오늘날 서아프리카 국가인 니제르의 중심부에 거대한 함몰 지대가 형성된 것이다. 당시 그곳은 생명체로 가득한 울창한 땅이었다. 그 후 수백만 년 동안 이 함몰 지대에는 퇴적물과 함께 공룡을 비롯한 다양한 생물의 뼈가 축적됐다.
두 번째 사건은 약 2000만 년 전에 발생했다. 당시 화산 열점이 이 함몰 지대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아이르산괴를 융기시키면서 지층이 상승했고 그 과정에서 지금은 화석화된 뼈들이 지표면으로 드러나게 된 것이다. 오늘날 아가데즈에서 광활한 사막을 향해 이 암석층을 따라 차로 달리는 여정은 유구한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 여행과도 같다. 돌풍이 부는 사하라 사막에서는 드론을 조종하기가 쉽지 않지만 세레노의 탐사대는 항공 영상을 활용해 현장을 탐색하고 발굴지를 기록하며 야영지를 물색했다. 첨단 기술 덕분에 20년 전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일정으로 탐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우리는 아가데즈에서 일정이 지체되기 이전부터 이미 시간에 쫓기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이번 탐사의 성패는 내가 기존에 얻은 지식과 현장에 투입할 새로운 기술들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대원들의 인내심도 시험에 들 터였다. 젊은 대원들 중 상당수는 사하라 사막에 발을 들여본 적도, 55°C에 달하는 폭염 속에서 무장 경호를 받으며 작업을 해본 적도, 한 달간 몸을 씻지 못한 경험도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이전 탐사에 함께했던 대원들은 갖은 고초를 다 겪어본 상태였다. 식중독과 말라리아, 모래 폭풍, 탐사를 중단시킨 장비 고장, 무장 강도, 심지어 정부 쿠데타까지 말이다. 그렇지만 나는 언제든 사막으로 다시 돌아갈 각오가 돼 있다.